

2015/02/22
이 영화는 탈레반을 제압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한 미군 네이비 실의 실화를 토대로 만들었습니다.
때는 2005년, 탈레반 부사령관을 제거(체포) 하기 위한 '레드 윙' 작전에 투입한 네이비 실 대원들은 작전중에 양치기 일행과 조우하게 되어 뜻대로 작전을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작전 위치가 노출되게 되었다고 판단하여 작전을 포기하기로 했지만 안전하게 빠져나가기에는 양치기 일행의 존재가 위협이 됩니다. 그렇다고 비무장 민간인을 죽일 수도 없습니다. 마뜩지 않지만 양치기 일행을 놓아주고 자리를 이동합니다.
그러나 그런 좋은 의도와는 달리 결과는 네이비 실 대원들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슷한 면이 있네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 때에도 영화를 본 (미국) 사람들이 독일군 포로를 살려줬어야 하느냐에 대해서 열띤 논쟁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전쟁 영화를 통해서 사람이 사는 세상과 문화와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했다면 그 영화는 오래도록 기억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레드 윙 작전에 투입되었던 네이비 실 대원들은 양치기 일행과 조우하게 되었을 때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교전규칙대로 따르게 되었을 때 그 결과가 전우와 나의 생명까지도 위협하게 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군인들은 교전규칙을 벗어나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생각이 없어서 무조건 따른 것도 아니고 군법회의에서 중형을 받을 것을 두려워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본인의 생사를 바꿀 수 있는 결단의 순간에도 교전규칙을 따른다는 것은 그가 속해있는 조직의 사고체계(보다 큰 틀에서는 그들이 속한 문화)를 떠받들고 수호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설령 목숨을 바쳐야 할 일이 생기게 될지라도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감수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스피릿과 의지는 죽음의 땅에 있는 네이비 실 대원의 구조작전에 나섰다가 희생된 다른 네이비실 대원들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과연 네이비 실 대원들만 군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남의 땅에서 만신창이가 되는 걸까요?
그런데 네이비 실 대원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되었을 때... 묘하게도 목숨을 걸고 도와주는 파슈툰 마을 사람의 만나게 됩니다.
알고 보니 이들 부족인들은 2000년간 수호해 온 '파슈툰왈리'(파슈툰 부족의 명예의 규범)에 따라 적에게 쫓기는 자를 목숨 걸고 지켜준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각각의 문명마다 목숨 걸고 지키는 중요한 가치가 '각기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쪼록 일족의 일방적인 가치로 다른 문명의 가치를 무시하는 도발행위나 폭력을 가하지 않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견제장치가 없는 독재정치가 지정학적 위기를 가져올 가능성을 높이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 박스 오피스 1위였던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어렵게 얻은 것이야말로 소중한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그 어려움과 소중함을 영화를 통해서 공유하고,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된 이들의 숭고함을 기리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인이 가진 강건한 스피릿과 불굴의 스피릿을 느끼게 해 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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