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08/23
어눌한 말투를 가지고 있지만 윤리의식이 낮은 언론인들을 상대로 거침없이 딜을 걸어오는 테러리스트. 정상급 언론인에서 낙마하여 라디오 진행을 맡게 된 주인공은 일그러진 욕심으로 테러리스트가 건넨 떡밥을 물고 테러를 실시간 중계를 자처하게 되었지만... 능란한 테러리스트의 페이스에 말려 테러는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으로 커져나가게 되고, 테러리스트를 잡아야 하는 공권력은 이리 삐끗 저리 삐끗하여 손발이 서로 맞지 않습니다.
영화상에서 의식이 똑바로 박힌 언론인은 마포대교 위에서 현장을 지켰던 기자뿐이었던 것 같군요. 나머지는 한탕주의자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공권력은 소통이 안되고 위압적이고 조종하려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공권력도 같이 그려지고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상처받은 마음에는 염치없고 뻔뻔스럽고 소통 의지가 없고 일방적으로 억압하려고만 하는 공권력에 대한 피해의식과 반감이 들어서 올바르게 공권력을 행사하는 부분은 관객의 마음에서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영화는 엄청난 파워를 가지고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 언론과 공권력에 대해서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따가운 시선과 우려스러워하는 감정을 잘 이용해서 관객이 영화의 상황에 잘 침투하고 동조하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 거대하기만 하고 못난 권력의 중심부에 대해 확 까놓고 디스를 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을 듯.
한 가지 플롯상 정교하지 않다고 여기게 되는 부분은 경찰청장이 등장에서 퇴장하는 부분입니다. 경찰청장이 등장에서 퇴장하는 부분과 범인의 아이덴티티와 이력에 대한 설정 부분은 서로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경찰청장은 영화상으로 반드시 나와야 하는 주요한 등장인물이고 범인의 아이덴티티는 영화를 추진하게 만드는 주요 모티브가 되는데... 범인의 영화상 설정에 비해서 범인이 할 수 있는 능력이 도에 넘치도록 그려져 있는 것 같네요. 동조세력이 있지 않다면 달성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경찰의 범인 신상파악능력도 너무 허술하게 그려지고 있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해외에서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던데 그 버전에서는 이 부분을 어떤 식으로 다루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한국인들이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가슴 아픈 사건들과 설정과 감성에다 영화적인 상상력이 더해져서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스릴러 영화로 만들어낸 것 같네요. 칭찬할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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