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오디오 시스템, 스트리밍 오디오 시스템/Roon

룬 컨트롤러의 노이즈를 잡다: 0과 1의 세계, 그 이면에 숨겨진 '전기적 무결성'에 대하여

raker 2025. 12. 28. 08:30

네트워크 오디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달려온 긴 여정의 마지막 조각, '룬 컨트롤러(Roon Controller)'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동안 라우터, 네트워크 스위치, 룬 코어, 이더넷 케이블은 물론 앞단의 통신사 라우터의 리니어 전원 작업과 IP TV의 노이즈 차폐까지 마쳤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 찜찜함으로 남아있던 것이 바로 컨트롤러인 아이패드였습니다.

 

1. 현상만 목격했던 방황의 시간들

수년 전부터 아이패드의 화면 밝기나 백그라운드 앱 설정 하나만 바꿔도 재생음의 무대감과 정위감이 변하는 것을 목격해 왔습니다. 당시에는 "단순한 리모컨 설정이 왜 소리를 바꾸는가?"에 대해 명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제 블로그에 남겨진 수많은 테스트 기록들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현상'에 대한 당혹감과 추적의 기록들이기도 합니다.

그때는 '헛다리'를 짚기도 했고, 소프트웨어의 문제로 치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은 '아이패드 프로와 USB-C to 이더넷 어댑터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패턴과 양의 변화'가 네트워크를 타고 오디오 체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2. 왜 하이엔드 스위치만으로는 부족했는가?

물론 제 시스템에는 아이패드와 이더넷 어댑터의 노이즈가 오디오 재생장치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중간에 Ansuz PowerSwitch D3라는 강력한 이더넷 스위치를 배치해 두었습니다. 갈바닉 아이솔레이션과 독자적인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로 무장한 장비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여기서 모든 지터가 교정되고 노이즈가 걸러져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아이패드 프로와 USB 이더넷 어댑터를 완전히 분리하고 Ansuz D3의 파워 케이블을 뽑았을 때 느껴지는 그 정막한 '순수함'—성악가의 숨결과 피아노의 잔향이 아무런 전기적 간섭 없이 공간을 채우는 느낌—은 컨트롤러를 연결하는 순간 미세하게 흐려졌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서 우리는 '신호 무결성(Signal Integrity)'의 관점을 보아야 합니다.

  • 물리적 한계: 아무리 우수한 절연 트랜스포머라도 미세한 '기생 커패시턴스'를 통해 초고주파(RF) 노이즈는 침투할 수 있습니다.
  • 장비의 '전기적 노동': 아이패드 프로 M4 칩의 고속 연산 노이즈와 USB 이더넷 어댑터의 DC-DC 컨버터에서 발생하는 지저분한 스위칭 노이즈가 섞인 신호가 유입되면, 이를 받아들이는 이더넷 스위치의 PHY 칩은 0과 1을 판별하기 위해 더 많은 전류를 소모하며 '전기적 노동'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 미세 전원 노이즈(Processing Noise)가 결국 시스템 전체의 소리 결과물에 'Sonic Signature'를 남기게 되는 것이죠.

3. LHY Audio EFI: '전기적 무결성'의 완벽한 회복

결국 해결의 열쇠는 아이패드 프로와 USB 이더넷 아답터 단에서 발생하는 근본적인 전기적 오염을 물리적으로 100% 차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Ansuz D3를 빼내고 광아이솔레이션 장치인 LHY Audio EFI 2호기를 아이패드 프로와 USB 이더넷 아답터와 시너지스틱 리서치 이더넷 스위치 UEF 사이에 투입했습니다.

이 구성의 핵심은 '완전한 물리적 단절'입니다. 빛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광분리 방식은 아이패드에서 넘어오는 모든 전기적 쓰레기(Common-mode Noise)를 원천 차단합니다. EFI가 지저분해진 디지털 파형을 이상적인 상태로 재생성(Regeneration)하여 보내주면, 뒷단의 시너지스틱 리서치 이더넷 스위치 UEF는 어떤 전기적 스트레스도 없이 가장 순수한 상태의 데이터만을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4. 결과: 편의성과 음질, 불가능한 균형의 완성

EFI 2호기를 투입한 후, 더 이상 음질을 위해 아이패드 연결을 고민하거나 케이블을 뺐다 켰다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 정숙성과 밀도: Ansuz D3의 액티브 보정이 '수정'의 영역이었다면, EFI는 '원천 차단'의 영역이었습니다. 배경의 정막함이 기기를 모두 껐을 때의 수준에 도달했고, 소리의 포커싱은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 추정의 확신: "아이패드가 험악한 노이즈를 만든다"는 주장은 누군가에겐 과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광분리를 통해 그 차이를 직접 경험해 본다면, 디지털 신호 뒤에 숨겨진 전기적 에너지의 무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게 됩니다.

마치며

오랫동안 저를 괴롭혔던 룬 컨트롤러의 노이즈 숙제를 드디어 끝냈습니다. 수년간 현상만을 쫓으며 방황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비로소 '전기적 무결성'이라는 실체를 마주하고 해결했을 때의 쾌감이 더 큽니다.

이제야 비로소 편의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시스템이 낼 수 있는 최대치의 음질을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트워크 오디오의 끝을 향해 가시는 분들이라면, 단순히 '리모컨'이라 치부했던 컨트롤러가 뿜어내는 전기적 노이즈에 꼭 주목해 보시길 권합니다.

 

USB 출력 노이즈 측정 사례 (아이패드 USB 출력 노이즈 아님) 파이오니아 APS-DR002 제품 설명중 측정그림만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