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황후화 [2006]

raker 2023. 3. 25. 08:37

2007/03/28
설정이나 내용은 연극적이랄까 어떤 면에서는 신화적인 냄새가 짙은 것 같았습니다.

주요 배역들이 모두 고유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로움. 파워에 대한 갈망. 불신. 규율에 의해 유지되는 질서에 대한 숭상. 질시. 포용. 나태. 타인의 시선에 대한 눈치. 배신 기타 등등
모든 배역마다 특정 캐릭터가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어서 현실적이라기 보다 서사적인 느낌이 들게 하는 것 같네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그런 캐릭터를 보여주되 불안정한 면만 드러나도록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습니다.

후반부에 가서 이들이 한 장소에서 맞닥뜨리게 하는 점에서 설정도 예사롭지 않네요.
그리고 결말에서 보여주는 충돌의 극점에서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거대한 존재에 대해서 떠올리게 합니다.
지금 시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의 거대함을 넘어서 생명을 주고 또 빼앗아 갈 수도 있는 수준의 불가항력적인 거대함 같은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사람이 가지는 주요한 감정을 특정 시대와 장소와 가상의 사건을 배경 삼아 비극적인 측면에서 보여준 특이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비주얼이 압도적일 정도로 화려하고 어마어마하게 과장되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등장인물들의 공허함을 더 대비해서 두드러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강렬하고 간결한 영화는 보기 드문 편인것 같습니다.
경극을 보며 자란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중국적인 문화의 변용이려나?
굳이 비슷한 인상을 받았던 영화를 꼽자면 매트릭스, 올드보이 등을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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