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어쿠스틱 트리트먼트

저역흡수장치의 소개

raker 2023. 5. 5. 08:39

2005/02/14

시중에 유통되는 흡음재를 이용한 저역 흡수기는 물리적인 근거가 없는 엉터리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흡음재로 흡음을 하려면 파장의 1/4에 해당하는 두께를 가져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100 헤르츠의 저음을 흡음재로 흡음하려면 85센티미터의 두께의 흡음재가 필요합니다.

(파장=음속/주파수(Hz)이며, 음속은 340m/sec이므로, 100Hz의 파장은 3.4미터입니다. 3.5미터 파장을 흡음하려면 그의 1/4에 해당하는 0.85m 두께의 흡음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시판하는 흡음재 중에서 그렇게 무식한 사이즈의 제품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판하는 저역 흡음재는 저역 흡수 정도를 측정치로 제시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베니어판 등을 이용한 판형 혹은 막(diaphrame) 형 저역흡수장치, 헬름홀츠 공명장치, 그리고 원통기둥을 이용한 저역 흡수장치는 적어도 물리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물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해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간 상황에 맞도록 적당한 장치를 선정하고 설계해야하며, 적절한 시공(설치 위치) 그리고 제품 자체의 만듦새도 세심하지 않으면 그 효과가 반분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기성품으로 아마츄어가 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저역의 흡수입니다.
맞춤으로 시공하는 경우는 그대신 경제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소요하게 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저역 흡수 메카니즘을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베니어판을 이용한 경우는 판 자체가 저역주파수에서 공진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식이고요 천장에 매달아 두거나 벽면 코너에 비스듬히 설치하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점은 넓은 면적을 차지하므로 공간이 좁은 곳에서는 설치에 곤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떠는 것 자체가 (원하지 않는) 발음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헬름홀츠 공명장치나 원통기둥을 이용한 경우는 소리의 위상을 반대가 되도록 해서 서로 소멸간섭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대신 흡음 효과대역이 수 Hz 정도로 좁은 편이므로 기성품으로 성공하기를 바라기는 기적적으로 맞지 않는 이상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원리를 가진 제품이 상용화 된 적 있습니다만 사용자치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설계를 잘 해서 흡음 효과대역을 임의로 바꿀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한 제품도 있습니다.
(체적을 변경시킬수 있으면 흡음 효과대역이 변경됩니다. 비드를 이용해서 체적을 변형시키는 제품도 있었습니다. 관형 흡수장치의 경우 트럼펫처럼 길이에 변화를 주거나 피리처럼 구멍을 여닫는 식으로 적용할 수 있죠)


그렇지만 설령 그런 제품이 있다손 치더라도 제대로 설치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보다는 스피커를 바꾸거나 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경제적인 면에서 봤을 때 스피커를 바꾸는 것으로 더 싸게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있는 것 같고요...
또한 사회적인 면에서 봤을 때 오디오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식구라고 하더라도 음향재까지 이해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있는 편입니다. 신행정수도건설의 경우처럼 설득을 해서 공감을 얻기가 쉽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저역은 재생하기도 힘들고 비용이 수반되지만 적절히 통제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힘들고 비용이 듭니다.
저역 재생을 잘 하려면 넓은 리스닝룸이 필수입니다. 정재파가 있는 경우에 흡음으로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전문가를 불러서 해결이 가능합니다.

그럴만한 경제적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문제가 되는 음반을 듣지 않거나 스피커나 청취위치 중 적어도 하나를 바꾼다거나 스피커를 바꾸거나 하는 식의 타협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