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주 감상

4K UHD 2017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실황 - 바그너 발퀴레

raker 2023. 4. 23. 07:54

2018/11/17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50주년을 기념하여 1967년 카라얀이 연출했던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를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연출자 베라 네미로바가 재현한 공연을 실황으로 담은 4K UHD 타이틀입니다.
HDR은 적용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두운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가 향상되어서 암부 표현을 잘 해낸 것 같고요, OLED TV로 보니 이 연출에 딱 맞게 재생이 되네요.
지금 수준도 충분히 공연장에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나중에 HDR이 적용된 공연실황이 나오면 좀 더 공연장스러운 라이팅을 맛볼 수 있지 않겠나 예상해 봅니다.
실제 공연장에서는 한글 자막을 볼 수 없었을 테지만 UHD 공연타이틀에서는 한글 자막을 볼 수 있습니다. ^^

블루레이 타이틀로 출시된 여러 종의 바그너 발퀴레를 봤지만 3막이 이렇게 드라마틱했었나 싶습니다.
브룬휠데를 맡은 안야 캄페의 톤과 감정과 기량이 엄청났고, 지글린데를 맡은 안야 하르테로스도 한순간에 불 싸지르는 한방을 가진 가수였습니다. 그리고 여덟 명의 발퀴레 자매들은 이런 발퀴레도 있나 싶을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그리고 발퀴레를 부숴서 씹어 먹을 것처럼 성난 보탄의 후덜덜한 폭력적인 씬까지.

이전에 본 타이틀은 3막에 강렬한 인상을 못 받았던 것 같은데...
사실 인간적으로 2막까지 보고 나면 이미 오랜 시간 보느라 지쳐서 3막은 건성으로 봤을 수도 있겠고...
공연이나 녹음, 녹화, 재생 영상, 재생 소리가 별로면 오페라에 빠져들어가기 어려웠을 텐데...
이번에는 공연의 수준도 높고, 영상의 수준도 뛰어나고 녹음도 잘 되었고 재생장치 세팅도 잘 되어서 곡의 강렬함을 누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집에서 상상력의 도움 없이 온전하게 바그너 오페라를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에 자부심을 가져봅니다.
(멀티채널 오디오와 TV재생 시스템용으로 사용하는 멀티탭에 Anti Cables Level 3 Power Cable과 PS Audio Noise Harvester 2개를 투입한 효과가 나는군요. 소리를 망치는 케이블을 찾아내 제거한 것도 한몫했고요.)

이런 멋진 성악가들과 뛰어난 프로덕션 덕에 바그너의 발퀴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그냥 외국의 하찮은 나부랭이 신화처럼 느껴졌는데... 이제는 자식의 정신적인 성장과 부모로부터의 분리, 낙원 추방 같은 시각에서도 느낄 수 있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