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주 감상

오페라 갈라 - 바덴바덴 공연 실황

raker 2023. 4. 22. 10:10

2016/12/25

2007년 안나 네트렙코, 엘리나 가랑차, 라몬 바르가스, 뤼도빅 테지에가 출연한 오페라 갈라 공연물 블루레이 타이틀 이후 정말 오랜만에 후속 공연물 블루레이 타이틀이 나왔습니다. 2016년판에는 안야 하르테로스, 예카테리나 구바노바, 요나스 카우프만, 브라이언 터펠이 출연했습니다. 구입 전에 리뷰를 참고해 보려 마땅한 리뷰는 나와 있지 않아서 유튜브에서 트레일러를 참조했습니다.

그동안 클래식 공연물 제작경험이 쌓여서인지 카메라의 앵글이나 카메라워크는 많이 세련된 것 같습니다. (2007년 오페라 갈라 때만 해도 의욕만 앞서서 설쳐댈 뿐이지 영상의 격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었죠.) dts-HD Master Audio 5.1 채널 5.1 채널 소리는 공연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잘 제작이 되었습니다. (2007년판 오페라 갈라 블루레이 타이틀의 경우에는 PCM 5.1 채널이 담겨있는 것은 대단히 고맙지만 동굴소리 같은 느낌이라서 멀티채널 오디오의 완성도는 높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성악가의 기량이 뛰어났습니다. 요나스 카우프만이나 안야 하르테로스는 연기력이 돋보여서 몰입이 잘 되게 해 줬습니다. 연기가 좋아서 그런 건지 정말 낭만적인 피가 흐르는 것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네요. 고양이과의 사람처럼 보이는 예카테리나 구바노바는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브라이언 터펠은 믿고 보는 실력에다 유머와 쇼맨십을 버무려서 공연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해줬습니다. 다른 성악가들이 성실한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 보니 브라이언 터펠이 없었더라면 쇼의 분위기를 내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브라이언 터펠을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네요.
연말에는 오페라 갈라 공연이 종종 기획되고 있는데 같이 보러 갈 분이 없다면 혼자서 이 블루레이 타이틀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런 송년의 기분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카테리나 구바노바는 바그너 발퀴레 공연실황물에서 결혼의 여신 프리카로 출연하여 남편인 보탄을 엄청나게 압박한 적이 있어서 기억에 남았었는데 다시 보니 반가웠습니다. 바덴바덴 공연 실황을 다 보고 나서 발퀴레에서 예카테리나 구바노바가 나온 부분을 다시 봤습니다. 다시 봐도 그 치밀하고 압도적인 압박감은 여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