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주 감상

2016 발트뷔네 콘서트 체코의 밤

raker 2023. 4. 22. 10:00

2016/11/26

리사 바티아쉬빌리(데뷔 초기에는 엘리자베스 바티아쉬빌리로 활동)의 바이올린 연주에 매료되었습니다. 어찌나 당당하고 화려하고 멋지던지.

데이비드 진먼이 지휘하고 율리아 피셔가 협연한 드볼작 바이올린 협주곡이 체코의 향취가 아주 많이 들어가 있는 편이었다면, 야닉 네제 세갱이 지휘하고 리사 바티아쉬빌리가 협연한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체코의 향취를 많이 덜어내고 그 자리를 기민하고 화려하고 불꽃을 내뿜는 곡으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일 곡 리코딩이나 연주실황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바이올리니스트마다 구사하는 연주 주법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율리아 피셔는 활질 할 때 태극권을 하듯이 원심력과 구심력을 잘 이용해서 휘감아 버리는 것 같은 연주를 합니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파워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언리미니티드 빠~워.
안느소피 무터는 빠른 코너링이나 급가속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대통령 의전차량을 서킷에서 운전하는 것처럼, 반응이 느려서 제 타이밍을 놓친 후에 동작되는 바람에 이리 덜컹 저리 덜컹하여 사람을 쓸데없이 불편하고 빨리 지치게 만들어버립니다. 음악을 돋보이도록 구사하는 주법이 아니라 자기를 뽐내고 싶어 하는 거만한 주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가 여왕인 줄 아는지... 멘털이 이상해~
리사 바티아쉬빌리는 체조선수의 동작이 연상될 정도로 민첩하고 군더더기 없이 곡을 표현합니다. 활질을 상당히 효율적으로 구사하여 상당히 재빠르게 주법을 가져가면서도 파워를 잘 실어낼 줄 아네요. 음색은 화려하고 소리는 두께를 가지고 있으며 힘이 뒷받침이 되어 전체적으로는 활에서 불꽃을 내뿜는 것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당신은 활질의 마스터~

이 드볼작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에서는 체코의 느낌이 덜 나타나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런 느낌이 드러나지 않도록 일부러 접근한 것이 이 곡에는 더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곡이 가지고 있는 지방색이랄까 한계성 같은 것을 곡 해석과 연주 스타일로 극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야외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를 단원의 머리 높이 정도로 가깝게 배치해 두고 마이크 개수를 충분하게 배치해 두어 소리의 선명성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녹음 수준은 동일 카테고리에서 예외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