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주 감상

루치아노 파바로티 24 Greates HD Tracks

raker 2023. 4. 18. 19:03

2013/12/18
얼마 전까지는 그다지 열성을 가지고 남성 성악가의 소리를 잘 재생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았습니다만 최근에 오디오 소리를 다루는 기술을 좀 더 익히고 나서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진가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오디오로 파바로티의 소리를 제대로 내기란 쉽지 않아서 원래 녹음이 몹쓸 녹음이라고 여기면서 정면 승부를 피했었습니다.

CD에 담겨있는 파바로티의 소리는 케이블의 선택이 실패했을 때, 튜닝을 잘 못해서 소리가 너무 한쪽으로 쏠리게 되었을 때 되바라지게 튀어나오거나 경질에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경질의 소리가 나지 않게 하려고만 시도해 보면 이번에는 맥없이 처지면서 그가 가진 목소리의 매력을 누릴 수 없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파바로티의 CD는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깨닫게 해주는 시금석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그 대신 어떻게 해야 제대로 나오게 할 수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으므로 자칫하면 오디오 애호가를 '아는 게 병'상태에 빠트려서 시름시름 앓으며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오디오를 조합해서 이 CD를 제대로 재생할 수 있으려면 많은 경험과 수련을 거쳐야겠지요. 자신이 없으면 도움을 받거나 정면 승부를 피해야겠죠.

어쨌거나 최근에 린 레코드에서 파바로티의 24/96 음원을 발견하고 구입했습니다.
오디오 시스템이 잘 튜닝이 되어 있을 경우에 마스터파일이 CD에 비해서 질적으로 훨씬 월등한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는데요. 마스터 음원이 원래 좋기도 하려니와 데카에서 CD 마스터링을 유난히 못나게 해서일 겁니다.

이렇게 좋은 마스터 음원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진가를 누리는 게 좋겠는데요... 지금까지는 권할 수 있는 적당한 재생 방법이 없었습니다. 파일 재생이라는 어려운 난제를 통과한 사람만 들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중의 매우 소수만이 제대로 밸런스가 잡힌 소리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래서야... 그런데 최근 Hi Fidelity Pure Audio가 출시되면서 보다 평범한 사람들도 마스터 음원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존에도 SACD라는 포맷을 통해서 마스터 음원을 재생할 수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SACD는
1. 재생장치 보급에도 실패했고
2. 타이틀 제작을 늘리는 것도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3. SACD로 수록하는 과정에서 신호의 순도가 훼손되었지요.
... PCM으로 녹음하고 PCM에서 에디팅 하고 PCM에서 마스터링 한 신호를 SACD로 담기 위해서 DSD로 변환시키면 PCM to DSD 변환 과정에서 신호가 변하게 됩니다. (PCM to DSD 변환은 비가역적인 변환입니다. 좀 더 단순화시켜서 얘기하자면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시켰다 이런 식으로 여기셔도 크게 틀린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딴 세계로의 변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DSD 신호를 오디오로 재생하기 위해서는 DAC에서 아날로그로 한번 더 변환시켜줘야 하고요)

한편, HFPA를 재생할 때는 재생장치에서 신호변환 없이 DA 컨버터에서 곧장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시키면 됩니다. (변환이라곤 단 한 번뿐이라 아주 심플하죠)
저 개인적으로 HFPA가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HD 마스터 음원도 HFPA를 통해서 재발매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하지만 부디 싼 티 나는 재킷은 고쳐서 발매해 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