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03/05
다니엘 바렌보임이 피아니스트로 등장하는 연주회 실황 영상물을 보면 마이크를 피아노 안에 집어넣기라도 한 듯이 피아노의 소리가 명징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화면으로 보이는 마이크 스탠드의 위치를 확인해 보면 일반적인 피아노 녹음할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더군요. 그렇다면 다른 공연물과 뭐가 다르길래 그렇게 들리는 걸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녹음이나 마스터링 과정에서 뭔가 조작을 했나 하는 생각을 해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문득 피아노 옆면에 이상한 글자가 새겨진 피아노가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가 Steinway & Sons 밑에 Fabbrini라는 글자가 새겨진 피아노를 사용하는 걸 번번이 보아왔지만... 그때에는 그 피아노의 정체는 뭘까 하는 생각만 잠깐씩 들었을 뿐이었지요.
구글링 해보니 이 피아노는 Angelo Fabbrini라는 이탈리아의 피아노 기술자가 함부르크 산 Steinway & Sons의 피아노를 새로 구입하여 중요한 액션 컴포넌트 등의 부속을 교체하거나 새로 만들어서 튜닝한 것이로군요.
http://classical-scene.com/2010/04/28/thoughts-on-hearing-maurizio-pollinis-hamburg-steinway-fabbrini-in-concert/
미국에 유학 다녀온 피아노 전공자에게 물어보니 스타인웨이 피아노도 와인처럼 좋았던 시기와 별로인 시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1930~1940년대는 좋은데 1990~2000년대는 별로라고 합니다. 그래서 90년대에는 새로 만든 것보다는 보관이 잘된 것을 잘 rebuilt 하면 더 좋다고 했다네요. 그리고 년도에 따라 건반액션도 다르다고 하더군요. Fabbrini는 피아노사에서 긴장을 놓고 있는 사이에 자신이 개선시킬 수 있는 부분을 개발한 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Steinway & Sons Fabbrini 피아노 소리를 확인해 보고 싶으시다면 바렌보임이 연주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 & 2번 실황공연 블루레이/DVD,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 & 2번 실황공연 블루레이/DVD 등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동안 몰라서 보고도 지나친 것들도 있을 것 같으니 보유하고 있는 블루레이/DVD 영상물을 좀 더 확인해서 더 해당되는 것들이 있는지 조사해 봐야겠네요.
참고로 Fabbrini가 손본 튜닝 피아노를 사용하는 피아니스트는 Fabbrini사의 홈페이지에 실려 있습니다. 아루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 스비야토 슬라프 리히터, 폴리니 안드라스 쉬프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피아니스트가 사용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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