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미드웨이 [2019]

raker 2023. 4. 10. 22:08

2020/08/27

[배경]

1941~42년 당시의 미군은 지금의 미군과는 다릅니다. 
당시 미군의 군사력 순위는 17위 정도로 대략 지금의 호주 군대 정도의 군사력 수준입니다.
미군은 일본군에 미치지 못하는 해군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경계에 실패하고 진주만 공습을 허용하는 바람에 정박 중인 구축함 8대를 단 몇 시간 만에 잃어버리게 됩니다. 
미국인은 치욕을 느끼면서도 얕잡아봤던 일본의 조직적인 능력에 놀라게 됩니다.

새로 태평양 함대 사령관으로 부임함 체스터 니미츠는 엉망이 되어버린 미해군을 수습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됩니다.
수중에는 항공모함 4대뿐...
그러나 루스벨트 대통령은 니미츠에게 일본 본토 공격안을 내놓으라며 압박을 줍니다.
미해군이 흩어진 전열을 가다듬는 중 남태평양에서 벌어진 일본해군과 미해군과 호주해군 연합군 사이에 우발적으로 시작된 전면전에서 (산호해 해전) 양측 모두 항공모함을 잃거나 대파당하는 피해를 입게 됩니다. 미해군은 이렇게 계속 전력손실이 이어진다면 일본해군을 격퇴하기는커녕 어쩌면 본토를 지킬 능력도 없어질 위기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민은 어쩌면 일본군에게 본토를 공격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됩니다.

일본 해군의 약점이라면 레이더가 없다는 것과 (레이더 원천기술은 일본이 가지고 있었으나 일본군에서 레이더 개발이 필요하지 않다며 반대), 군부 내에 정치적인 알력이 심하다는 점, 조함전문가일 뿐인 지휘관이 항공부대를 지휘하게 임명했다는 것, 현장 지휘관이 사고가 유연하지 못했다는 것 정도일 뿐... 일본 해군은 막강한 무기를 갖추고 있고, 실전을 통해 연마된 전투력을 가지고 있고, 연전연승 불패로 빚어낸 하늘을 찌를듯한 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해군의 약점은 전력이 수적으로 불리한 것, 느려터진 뇌격기가 공격하는 어뢰의 불발률이 90%라는 것, 미해군 전투기의 비행능력이 일해군의 제로기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 미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연합공격 능력이 떨어지는 것 등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서... 
자칫 잘못 휘말리면 미해군이 궤멸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군 감청전문가는 이런 불리한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분석해 냅니다. 
워싱턴에서는 그와 다른 분석을 내놓았지만 체스터 니미츠 사령관은 워싱턴의 의견을 거스르면서 그 정보에 근거해서 일해군에게 일격을 가할 수 있는 기습작전을 수립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이 비밀 기습작전은 기적처럼 성공해서 하루 만에 일해군이 보유한 항공모함 4척을 궤멸시키게 됩니다. 
한 번의 해전으로 1개 국가의 전체 해군력과 전면전으로 붙어서 궤멸시키고 불리했던 전세를 단번에 역전시킨 이 해전을 미드웨이 해전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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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미드웨이"는 역사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런 시대적인 배경과 정서를 전달하는데 실패했고 몰입감을 주는데 실패했습니다. 
영화상에서 다뤄지는 시간대는 너무 넓게 잡혀 있으며, 영웅적인 활약을 보인 군인 몇 명이 주역이 되어 이 엄청난 스케일의 해전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택도 없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 휘하의 몇 명의 부하장수들의 활약을 중심으로 임진왜란 전체를 콜라주 식으로 스토리에 포함시키면서 명량해전을 영화로 담으려고 시도한 것과 비슷하다고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