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1989]

2019/10/03

배트맨이 30주년을 맞았습니다. 4K UHD로도 출시되었네요. 
제 기억에는 배트맨보다는 배트맨 리턴스 (1992)에 더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나이 들어 다시 보니 그렇지 않더군요. 배트맨은 명작 그 자체이고 배트맨 리턴스는 선을 너무 넘어갔던데요. 팀 버튼 감독이 더 이상 후속작을 맡지 못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전만 해도 악역이 중심이 되는 히어로 영화는 없었던 것 같은데 팀 버튼 감독은 파격적으로 악역이 판을 치는 히어로 영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조커는 어둠의 세계에서 보스의 오른팔로 있었는데 보스로부터 배신당하고 난 후 죽었다가 살아나면서 살인을 즐기는 예술가로 성격이 변하면서 고담시의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듭니다.

조커와 일당이 영화 내내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는 것에 비한다면 배트맨은 비중이 적다고 할 수 있겠으나 배트맨 역할을 맡은 마이클 키튼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마이클 키튼은 부르스 웨인 역에서는 우아하고 기품이 넘치고 약간은 미스터리 한 면을 보여주면서 배트맨 역에서는 단호함과 거친 면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서는 조커와 배트맨의 대결 구도만으로 그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이들 사이에 배트맨과 조커로부터 모두 구애를 받는 사진기자 베키 베일이 끼여 있습니다. 베키 베일 배역을 맡은 킴 베이싱어의 매력이 정말 눈부셨습니다. 그저 미인인 것으로 그친다기보다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가졌는데 킴 베이싱어가 영화에 화룡점정을 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 당시 미국의 재봉 기술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기준으로 봐서는 마무리가 매우 엉성해 보이는 의상을 입었음에도 배우들의 매력이 옷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밖에도 대니 엘프만의 음악도 몰입도를 높여줬습니다. 영화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유지하게도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4K 영상의 품질도 기대 이상으로 우수했습니다. 블루레이닷컴에서 평가한 4K 영상 품질은 4.4입니다. (5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