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1
1989년 시절의 영호남 사이에는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정서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와 가족사에 의한 압력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을 하는 영호남 총각 처녀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보통 로맨틱 코미디는 웬만해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곤 하는데 그와 달리 이 영화는 이미 눈에 콩깍지가 씌워진 두 남녀가 가족의 터부와 저항을 이겨내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일이 일어날지 대강 예견이 되고 어떤 파국을 맞이하게 될지 안 보고도 예상이 가능합니다.
보통 로맨틱 코메디가 잘 되려면 남, 녀 주인공의 매력이 잘 드러나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송새벽에 비해서 이시영의 매력은 좀 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가 송새벽과 개성 강한 조연들에 맞춰져 있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이시영은 여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파묻혀서 조연처럼 여겨지네요.
2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여러 노력으로 사회의 통합이 진전되어 지금은 이런 소재의 영화를 웃고서 볼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는 게 다행스럽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는 그 당시와는 다른 양상의 사회의 분열로 인해 사회구성원들이 같이 웃을 수 없는 어려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모쪼록 훗날 이런 분열을 극복하고 나서 과거에 이런 시절이 있었다는 걸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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