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4
Purist Audio Design (a.k.a. PAD) 30주년 USB Cable을 며칠 빌려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USB 케이블로 본격적인 오디오 재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바꾼 제품이 Final Touch Audio의 Callisto USB 케이블이었는데, Purist Audio Design 30주년 USB Cable도 본격적인 오디오 재생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만한 제품 대열에 끼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urist Audio Design 30주년 USB 케이블은 배경이 조용합니다. 이전에 접했던 다른 회사의 USB 케이블처럼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고역의 생기를 덮어버린다거나 디테일 재생능력을 희생시키지 않습니다.
배경이 조용하면서도 생기를 희생시키지 않고도 디테일 표현력을 최대한도록 표현하게 만들었습니다. 베일이 벗겨진 것처럼 선명하게 들리고 다이내믹 레인지도 넓은 편입니다.
양립하기 어려운 정숙성과 선명성을 이뤄낸 것을 보면 뻔한 수법에 의존한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에 걸친 시도와 노력 끝에 얻어낸 성취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Final Touch Audio 케이블과 비교하면 음악 재현에 있어 차이가 나타나는데요.
Final Touch Audio 케이블은 소리가 시작되는 시점에 강력한 임팩트를 실어주나 그 이후에는 힘이 방출되어 버린다는 느낌이라면, Purist Audio Design 케이블은 시작 시점에서는 임팩트는 약간은 덜 실리는 편이지만 끝까지 뒷심을 가지고 끌고 가는 식입니다.
Final Touch Audio 케이블이 장점을 최고로 잘 보여주는 음악은 어택이 강렬하여 짧은 시간에 엄청난 다이내믹스를 발산하는 악기를 다룰 때입니다. 현악기로 격렬한 악구를 표현하고자 할 때는 Final Touch Audio 케이블이 제격입니다. Purist Audio Design 케이블도 현악기의 다이내믹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표현을 할 수 있지만 Final Touch Audio가 표현하는 수준의 치밀하고 강렬한 표현과 전광석화 같은 변화를 재현하지는 못합니다.
한편 Purist Audio Desin 케이블이 장점을 최고로 잘 보여주는 음악은 뒤에 힘이 실리는 힙합음악이나 메탈 같은 음악입니다.
그 에너지에 점차 빠져들게 되고 나중에는 열병처럼 휩싸이게 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Final Touch Audio 케이블로는 힙합 음악이나 헤비메탈이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는 것처럼 들립니다. Final Touch Audio 케이블이 장기인 빠르게 치고 빠지는 방식이 이런 음악을 표현하는 데는 어색하게 들립니다.
JYP에서 만든 K-POP 음악과 YG에서 만든 K-POP 음악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음악에 힘이 실리는 타이밍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습니다. JYP는 리듬을 다루는 점에서는 정통음악을 충실히 계승하려는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YG는 스트리트 음악을 표방하면서 뒤쪽으로 힘이 실리는 리듬을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Final Touch Audio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 JYP 소속 아티스트 ITZY의 곡은 이들 그룹과 JYP의 장점이 잘 부각이 되지만, YG 소속 아티스트 BLACKPINK의 곡은 장점이 잘 살지 못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반면에 Purist Audio Design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는 ITZY의 곡은 장점을 느끼기 (상대적으로) 어렵고, BLACKPINK의 곡은 장점이 잘 살아난다는 느낌입니다.
떠오르고 있는 걸그룹 Everglow의 "dun dun"곡도 Final Touch Audio 케이블보다는 Purist Audio Design 케이블을 사용했을 때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Purist Audio Design Diamond Revision 30th Anniversary USB 케이블을 접하게 되면서 느낀 점이 많습니다.
미국 음악 중심으로 소리를 맞춰놓은 엄청난 오디오 시스템에서 클래식 음악이 시시하게 들리는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좋게 들은 조합이 다른 사람은 호의적이지 않게 느꼈는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디오 케이블이 오디오 시스템의 느낌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까지 일 줄은 몰랐습니다. 케이블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해 왔던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는다면 음악의 특성에 맞는 케이블을 여러 벌 운용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여러 개의 오디오 시스템을 운용하는 것보다 여러 케이블을 운용하는 것이 공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압박이 덜한 방법이 될 수 있으니까요.
청취곡:
Julian Steckel, Kodaly Cello Sonata (AVI 2018, 24bit 48kHz)
Lea Birringer, Di Tanti Palpiti (Rubicon 2019, 24bit 96kHz)
Usher, Yeah! (Confessions 2004, 16bit 44.1kHz)
Metallica, Enter Sandman (Metallica 1991, 24bit 96kHz)
ITZY, ICY (IT'z ICY, 2019, 16bit 44.1kHz)
BLACKPINK, Kill This Love (Kill This Love, 2019, 16bit 44.1kHz)
Everglow, Dun Dun (Reminiscence, 2020, 16bit 44.1k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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