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1
뉴클리어스 플러스에 DC전류를 공급해 주는 TeddyPardo 파워 서플라이에 퓨즈를 교체해 보면 어떤가 궁금했습니다.
순정 유리관 퓨즈 (800mA) 대신 AMR사의 Gold 퓨즈와 HIFI-Tuning사의 수프림 퓨즈로 교체해 봤습니다.
AMR 골드 퓨즈(T1A)는 공기의 밀도가 높아지기라도 한 듯 소리가 저항을 이기고 나오는 것처럼 들립니다.
유리관 퓨즈를 사용했을 때처럼 소리가 쉽게 나온다는 느낌은 느낄 수 없고 시린 듯이 맑은 느낌도 느낄 수 없게 됩니다.
과도응답이 누그러지면서 맹렬함은 줄어듭니다.
HIFI-Tuning 수프림 퓨즈(T800mA)는 격한 악구에서도 벌컥대지 않습니다.
무게감이 필요한 부분에서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음악의 불씨를 표현하는 데는 소극적입니다. 냉담한 느낌을 줍니다.
깔끔해진 것처럼 들리지만 디테일에서도 희생이 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리가 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르고 펼쳐지는 소리를 표현하지 못합니다.
AMR 퓨즈와는 정 반대로 연주는 다소간 서두르는 듯이 들립니다.
유리관 퓨즈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화선지에 붓글씨를 쓰면 먹물이 화선지 위로 스르륵 어렵지 않게 번져나가듯이 유리관 퓨즈를 사용하면 소리가 어려움 하나 없이 스윽하고 나와주며 음악의 온기와 격렬함을 표현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표현합니다.
그렇지만 유리관 퓨즈는 가녀리게 들리기도 하고 신경질적으로 들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점수를 까먹습니다.
각각의 퓨즈는 모두 장단점이 있었고 명백한 장원감이 없었기 때문에 장원을 뽑을 수 없었는데요.
제 기준에는 유리관 퓨즈를 사용했을 때 희생되는 점이 제일 적었기 때문에 유리관 퓨즈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 대신 유리관 퓨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집에 마침 오야이데 EMI 차폐 테이프(MWA-10T)가 있어서 퓨즈 홀더에 붙여보기로 했습니다. 이 재료는 차폐율 그래프에 나와 있는 것처럼 넓은 대역에 대해 일정한 수준으로 감쇄하는 타입입니다.
차폐 테이프를 사용하고 나서 유리관 퓨즈가 가지는 고약한 특성은 미세하게 줄어든 것 같습니다.
차폐재를 사용하는 경우 고역의 뻗침이 희생되는 경우가 많아 걱정이 되었지만...
오야이데 MWA-10T 테이프는 다행히도 유리관 퓨즈가 가지고 있었던 미덕은 잃어버리지 않게 해 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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