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5
오디오 제품 중에 DC 전원 공급 파워 서플라이가 필요한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전원부 분리형 DAC도 있고, 컴퓨터 오디오 구축에 필수적인 네트워크 장비들도 있고, 턴테이블의 플래터를 분리형 전원으로 구동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들도 있다.
이런 제품들을 사용할 때 번들 어댑터 대신 본격적인 DC 전원 공급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하면 오디오 시스템의 재생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번들 어댑터는 노이즈를 다량으로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오디오 애호가가 선택 가능한 DC 전원 공급 파워 서플라이는 리니어 파워 서플라이와 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SMPS)가 있다. 잠깐 동안 배터리 파워 서플라이가 관심을 끈 적이 있었지만 오래지 않아 오디오 애호가들의 뇌리에서 잊혔다. 리튬 이온 배터리 또는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이용한 배터리 파워 서플라이는 측정값으로 노이즈가 낮은 전원을 제공할 수 있었지만 청감상으로는 재생음에서 박력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능 일렉콤의 리튬인산철 배터리 파워 서플라이 Clean-Power
국내에서 OEM으로 오디오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해 온 전문 기업 ‘지능 일렉콤 (JAVS)’은 리튬 인산철 (LiFePO4) 배터리 파워 서플라이가 이상적인 파워 서플라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수십 번에 걸쳐 음질을 튜닝했다.
그 개발의 결과인 Clean-Power는 배터리 방전 시에는 어댑터와 연결된 그라운드가 자동으로 끊어지게 되어 외부전원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완전하게 단절된 배터리 전원을 제공할 수 있다. 12V DC는 정전압 회로를 거치지 않은 순수한 배터리 출력을 제공하며, 5V DC 출력인 경우에는 배터리의 높은 전압을 낮은 전압으로 낮춰주는 정전압 회로를 거치게 된다.
연결 시스템
필자의 소스 기기는 룬 코어로 뉴클리어스 플러스, 음악파일 스토리지로 브라이스턴 BDP-2, 룬 레디 네트워크 플레이어 MSB Signature DAC V로 구성되어 있다.
네트워크 시스템은 ipTIME A5004NS 유무선 공유기, 고정밀 클럭 옵션 보드 sCLK-ES가 장착된 SOtM sNH-10G 스위칭 허브, 스텔스 오디오 블랙 매직 V18 랜 케이블 3개와 12미터 길이의 GLV Episode 1 랜 케이블 1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스위칭 허브 공급 전원은 MSB Diamond Power base V이며, 유무선 공유기에는 오디오 전용 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인 SOtM SPS-500을 사용하고 있다.
이 재생 시스템에서 Clean-Power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유무선 공유기와 스위칭 허브다. 그중에서 유무선 공유기의 전원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기도 하고 전원 변경에 따른 체감 반응도 상당히 격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Clean-Power를 ipTIME A5004NS 유무선 공유기에 연결해 보기로 했다.
자동 충전 방전 전환
ipTIME A5004NS에 Clean-Power를 연결했을 때 배터리 출력으로 8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했다. 8시간에 걸쳐 Clean-Power에 저장해 둔 배터리 전원이 소진되면 자동으로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모드로 바뀌게 된다. 찰칵하는 릴레이 소리는 분리되어 있던 그라운드가 충전을 위해서 다시 연결이 될 때 발생하는 소리다. 배터리가 충전되는 동안에도 배터리를 경유해서 끊임없이 전원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사용상에 불편함은 느낄 수 없다. 다운로드가 끊기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충전이 끝나고 나면 자동으로 배터리 방전 모드로 돌아간다. 찰칵하는 릴레이 소리는 그동안 연결되어 있던 그라운드를 끊었을 때 발생하는 소리다.
들어보기
Louise Alder
Through Life and Love
Richard Strauss
소프라노 Louse Alder의 Through Life and Love: Richard Strauss Lieder (Orchid Classics, 2017년 발매, 24bit 96kHz, WAV 파일) 리코딩의 경우, 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했을 때는 포르테시모에서 고음이 소란스럽게 들려서 음량을 줄여서 듣곤 했다. Clean-Power를 사용한 후에는 자극감 없이 하이톤을 재생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이내믹스를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늘어났으며. 하모닉스가 잘 재생되고 더 아래까지 내려가는 소리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질적인 면에서만 향상이 된 것뿐만 아니라 포만감이라는 면에서도 향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Boris Berezovsky, Dmitry Liss, Ural Philharmonic Orchestra
Rhapsodie sur un theme de Paganini
Rachmaninov: Concertos pour piano 1 & 4
찌그러짐과 자극감이 없는 재생은 이 리코딩에서만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Mirare 레이블에서 출시한 화려한 음색이 담긴 녹음들에서도 귀를 자극하지 않고 다채로운 음색을 만끽할 수 있었다.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피아노 협연 드미트리 리스 지휘로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들어보면 피곤함을 주지 않고 온전한 소리를 내며 화려한, 뽐내는 음을 탐닉하게 되면서 계속해서 듣게 된다.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harmonia mundi 레이블에서 출시한 여러 리코딩에서도 자극성은 없어지고 화사한 음색을 즐길 수 있었다.
소리를 느슨하게 늘어뜨려 뭉개면서 유순하게 소리를 만드는 리니어 파워 서플라이의 소리와는 달리 Clean-Power는 매우 빠른 시간에 무제한적인 전원을 공급해서 다이내믹스의 폭을 늘리고 찌그러짐이 없는 소리를 재생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편한 소리를 내줄 수 있게 해 준다.
Nareh Arghamanyan
Rachmaninov: Morceaux de Fantaisie, Etudes-Tableaux, Corelli Variations
피아니스트 Nareh Arghamanyan의 Rachmaninov: Morceaux de Fantaisie; Etudes-Tableaux; Corelli Variations (펜타톤, 2012년 발매, DSD64 파일) 리코딩의 경우, 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했을 때는 피아노의 하모닉스가 충분하게 재생이 되지 못하고 필터링이 걸려있는 것처럼 대역이 위아래로 좁혀진 소리가 났다. Clean-Power를 사용한 후에는 하모닉스가 손상이 되지 않고 온전하게 표현이 되어서 스타인웨이 D-274 피아노의 풍부하고 웅장한 매력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Aris Quartett
Schubert String Quartet No. 14 in D Minor, D810. 1
Shostakovich : Schubert
Aris Quartett의 슈베르트 현악 4 중주곡 14번 죽음과 소녀 (Gennuin, 2018년 발매, 24bit 48kHz, WAV 파일) 리코딩의 경우, 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했을 때는 포르테시모로 시작하는 첫음이 하모닉스가 제대로 재생되지 않아 어쿠스틱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뻔했다. Clean-Power를 사용한 후에는 하모닉스가 손상되지 않고 온전하게 표현이 되어서 곧바로 연주가들이 재현하는 음악적인 드라마에 빠져들어가게 된다.
Clean-Power는 폭발적으로 힘을 낼 수 있어야 재생이 가능한 큰 폭의 다이내믹스를 표현하게 해 줬다. 덕분에 소리를 부대낌 없이 수월하고 편하게 자유자재로 재생시킬 수 있게 해 줬다. 밴드 패스 필터의 영향을 받지 않아 대역의 축소 없이 온전한 대역을 표현할 수 있게 해 줬다. 또한 하모닉스 표현에 있어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지 않다. 노이즈 플로어가 낮아져서 좋은 오디오의 진가를 발견하게 해 준다. 모든 부문에서 표현의 제약이 없이 완전한 표현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덕분에 소리는 오디오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고 실제의 악기와 실제의 사람에서 나오는 것처럼 들린다.
이런 재생 능력을 가진 DC 출력 파워 서플라이는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다.
필자가 접해본 700불대의 리니어 파워서플라이는 순간적으로 끌어올려낼 수 있는 파워가 제한이 있어서 음악의 긴박함을 잘 표현해 주지 못했고 느슨하고 편한 소리를 내줬다. 시도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리니어 파워 서플라이보다 몸값이 더 나가는 파워 케이블을 물려주면 향상이 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따위 식으로만 문제 해결이 되어야 한다면 속이 편하지는 않을 것 같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방출하는 노이즈만 적을 뿐이지 힘을 전혀 내지 못했다. 답답해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필자의 경우 거친 소리를 낼지언정 어댑터를 사용하는 게 차라리 낫게 느껴졌다.
필자가 선택한 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는 순간적으로 필요한 힘을 내주는 데 손색이 없었다. 물론 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가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는 로우 패스 필터링의 부작용으로 인해 음색 재생에 모자라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Clean-Power는 순간적으로 필요한 힘을 내는 데 있어서도 스위칭 모드 파워 서플라이에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광대한 다이내믹스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방전 기간 동안 접지에서 자동으로 분리시켜 주는 기능이 있어 값비싼 파워 케이블이나 멀티탭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음질이건 운용비 용면에서건 빠질 데 없는 완벽한 승자다.
이 제품의 아킬레스건은 충전시간 동안 그라운드가 붙어있게 된다는 부분이다. 배터리 방전 모드에서는 숨 쉬듯이 가볍게 느껴지고 실제 악기에서 나오는 것 같던 소리가 배터리 충전 모드로 바뀌고 나면 소리가 일부분 닫힌 것처럼 들리고 느려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맺음말
디지털 오디오와 컴퓨터 오디오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숙명적인 빌런인 노이즈와 맞서 싸워야 하고 굴복하면 많은 것을 잃어야 한다. 유무선 공유기에 연결한 Clean-Power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놀라운 수준의 결과를 선사해 줬다.
유무선 공유기에 사용하는 파워 서플라이 가격이 유무선 공유기 제품가의 수십 배에 달한다면 너무나 언밸런스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고 곤혹스러워하는 분도 계실 것 같다. 그렇지만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하고 나서 이 제품의 진가를 알게 된 후라면 생각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100여만 원의 가격이 부담이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비용으로 이런 엄청난 수준의 질적인 변화를 겪을 수 있는 일은 누구의 오디오력을 막론하고 다시 일어나기 힘든 이벤트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Clean-Power를 돌려보내고 나니 그 멋있게 들리던 스타인웨이 피아노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어 괴롭기 짝이 없다. 상실감이 너무 커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전 상태로 적응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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