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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채널 오디오의 위력

raker 2023. 5. 18. 09:04

2008/10/26

온쿄 TX-NR905 AV리시버의 아날로그 입력의 성능이 뛰어납니다. 전에 사용하던 JVC AX-V8000 AV리시버 정도만 되어도 AV리시버에서 찾아보기 힘든 좋은 아날로그 입력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JVC AX-V8000을 사용하기 전에는 온쿄의 차상급 AV리시버도 집에서 사용했었고 데논, 야마하 등의 AV리시버를 다양한 조합으로 들어봤었지요. 그런데 온쿄 905를 사용해 보니 JVC에서 아쉬웠던 점을 많이 채울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그전에는 좀 밋밋하고 평범하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카나레의 케이블을 연상시키는 그런 맛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군요. 온쿄로 사용하고 나서는 좀 더 음색이 잘 살아나서 화사해졌고 어쿠스틱 악기의 질감이 왜곡 없이 잘 재생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좀 더 입체적인 표현이 잘 재생된다고 해야겠습니다. 일본업체답지 않은 성숙한 사운드 튜닝을 했더군요. 예전에 데논 AVP-A1HD 프로세서를 청취할 때 제가 사용하던 소니 SCD XA-9000ES와 몬스터 스튜디오 프로 1000을 들고 가서 아날로그 입력으로도 연결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연결했던 나머지 제품들이 달라서 단정 지어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온쿄 905의 아날로그 입력을 다루는 품질이 AVP-A1HD의 것에 비해 모자란 부분은 없었습니다. 사실 제가 느끼기엔 음색의 재생에서는 온쿄 905가 좀 더 나았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AVP-A1HD는 디지털 입력에 비해서는 데논스러운 맛이 덜 들어갔는데 아날로그 입력에는 데논스러운 특성이 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온쿄 TX-NR905 AV리시버를 들이고 나게 되면서부터 멀티채널 SACD를 듣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 이유는 멀티채널 SACD의 재생 품질이 좋아서 그런 것도 있고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PCM신호 재생/전송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점도 있습니다. 그렇게 멀티채널 SACD재생을 하는 신선놀음을 하다 보니 도낏자루가 썩는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테레오 SACD플레이어인 dCS P8i도 노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같은 2 채널로 SACD를 재생했을 때는 dCS P8i가 분명히 좋은 재생을 합니다만 멀티채널 SACD로 재생했을 때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2 채널 SACD로 재생할 때는 공간의 표현을 하는데 제약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나머지 부분은 그 오디오 시스템이 놓인 공간의 음향환경에 의해서 지배를 받게 됩니다. 천장이 높은 공간에 설치된 오디오 시스템과 일반 아파트에 설치된 오디오 시스템 사이에는 따라올 수 없는 차이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멀티채널 SACD를 재생하게 되면 일반 아파트에 설치된 오디오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천장이 높은 곳에 설치된 오디오 시스템에서 듣는 것 같은 멋있는 홀톤을 재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다이내믹스의 재생능력에서의 차이입니다. 두 개의 스피커로 재생하는 것과 거기에 세 개의 스피커가 보태져서 다섯 개의 스피커로 재생하는 것은 다이내믹스의 재생에서 차이가 납니다. 예상하고 계신 것처럼 멀티채널로 재생했을 때 힘들이지 않고 다이내믹스를 표현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그런 여유로움이 있는 멀티채널에 비교하면 2 채널은 부족한 점이 보이게 됩니다.
또한 2 채널로 마스터링을 한 것과 5 채널로 마스터링을 한 것이 티 나게 다른 녹음이 있는데 2 채널에서는 마스터링이 썩 좋지 않더라도 5 채널 마스터링에서는 깜짝 놀랄 정도로 잘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걸 경험하고 나면 오디오에서 녹음/마스터링의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지 느끼게 됩니다.

멀티채널 오디오 소스를 잘 재생하기 위해서는 멀티채널 오디오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듭니다. 멀티채널 오디오 소스를 재생하는 경우라면 같은 비용을 들여 멀티채널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와 2 채널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할 때 멀티채널 오디오 시스템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멀티채널 오디오가 그만큼 유리한 방식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같은 비용으로 멀티채널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고 2 채널 오디오를 구축했을 때 스테레오 녹음 재생에서는 분명히 2 채널 오디오가 좋은 소리를 내주게 됩니다. 대부분의 음악 소스는 2 채널이라는 게 멀티채널 오디오가 확산하는데 어려움을 주어왔던 것 같군요.

그러나 향후에 블루레이가 활성화된다면 멀티채널을 다루는 재생장치에 대한 음질개선 압박이 늘어날 것이고 그래서 AV리시버생산 업계에 평균적인 음질향상이 뒤따르게 된다면 멀티채널 음악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가 되면 (멀티채널 음악을 담는 미디어가 SACD가 될지 블루레이가 될지 둘 다 살아남게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지금 보다는 더 다양한 멀티채널 소프트가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해 봅니다.

참고로 멀티채널 오디오 연결은요
소니 SCD XA-9000ES SACD플레이어 --> 몬스터 스튜디오 프로 1000 --> 온쿄 TX-NR905 AV리시버 --> 모가미 neglex 2549 --> 에어 K-1Xe프리앰프 --> Sunny Audio Cable S600X 인터커넥트 (XLR) --> 크렐 FPB 300 파워앰프 --> 오디오플러스 SEC8502(커스텀 재킷) 에다 레벨 퍼포마 F50, 레벨 퍼포마 C30, 레벨 퍼포마 M20, 레벨 퍼포마 B15 스피커 세트를 연결시켰고요...
(소니 SCD XA-9000ES는 op amp를 개조해서 소니 특유의 썰렁한 느낌을 제거시켰고요 재생 설정에서는 DSD신호를 그대로 재생하도록 설정했습니다. 온쿄 TX-NR905는 Direct Audio 상태에서 재생했습니다.)

2 채널 오디오 연결은요
dCS P8i SACD플레이어 --> Sunny Audio Cable S600X 인터커넥트 (XLR) --> 에어 K-1Xe프리앰프 --> Sunny Audio Cable S600X 인터커넥트 (XLR) --> 크렐 FPB 300 파워앰프 --> 오디오플러스 SEC8502(커스텀 재킷) --> 레벨 퍼포마 F50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