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플레이어 외

메리디언 G-08 CD플레이어 (리뷰대여)

raker 2023. 5. 18. 07:08

2006/06/05

다른 분이 쓰실 시스템을 구성하려고 Delius DAC을 구하려 했는데 중고 매물이 잘 나오지 않아서 좀 더 비싼 메리디언 G-08을 들였습니다.

그분에게 보내기 전에 이것저것 들어봤습니다. 저는 시청실에서 듣는 것하고 집에서 듣는 것하고 조금씩 달라서 집에서 들을 때야 비로소 확실하게 감을 잡는 편입니다.
밤늦게 소니 SCD-XA9000ES와 잠깐 비교해 봤습니다. 거실에서 볼륨을 낮춰 들어서 몇 가지 확인해 보지 못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메리디언의 수준이 높은 걸 확인했습니다. 예상하셨던 결과와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재생음의 퀄리티 격차가 벌어지네요.
첫 번째는 정보량에서 차이가 많이 나서 상대적으로 소니는 이미징이 납작하게 들릴 정도였고,
두 번째는 소리를 힘겹게 끌어내는 듯이 들리는 소니에 비해서 쉽고 편하게 소리가 나와주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규모도 제법 크게 나와주는 편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며칠에 걸쳐서 이런저런 음반을 걸어보면 메리디언 G-08로 재생하면 어느 대역이 계속 강조되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악센트가 계속 달려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박우진 님의 리뷰는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이것은 dCS P8i와 비교해 보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메리디언 G-08로 아쉬케나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연주곡을 들어보면 왼손의 쓰임새가 약하게 들리는 대신 오른손에 힘을 많이 넣은 것처럼 들려서 상대적으로 부조화스럽게 들립니다.

그밖에 G-08은 1비트 델타시그마 DAC의 장단점을 그대로 계승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풀 파워 오케스트라의 박력은 약간 감하고 들어줘야 합니다. 만약에 풀 파워 오케스트라를 완전하게 재생하려 한다면 멀티비트 DAC나 RING DAC을 선택해야 합니다.

메리디언 G-08이 높은 몸값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좋은 제품이긴하지만 제 기준으로 봐서는 개성이 센 자기 소리를 주장하는 제품에 속한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래서 오디오 초보자용으로 안심하고 추천할 만한 제품이라기 보다는 오랜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구사하는 특수처방용 제품이라는 인상이 듭니다.
그리고 리뷰어 용으로 쓰기에도 썩히 권할만하지는 않습니다. 케이블로 치면 킴버 케이블 같은 스타일입니다. 요란하게 반짝거립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신경쓰인다면 궁합이 맞는 케이블로 약간 손볼 수는 있고요... 그렇다면  이보다 높은 가격대 제품이 그다지 부럽지 않을 정도 되는 훌륭한 제품이 되지 않겠나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