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0
안드리스 넬슨즈가 빈 필하모닉을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전집이 나왔습니다. 다섯 장의 CD와 1장의 블루레이 오디오 C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세상에 많고 많은 음반이 나오고 있지만 제가 이 음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이것이 재발매반이 아닌 현시대의 리코딩에 블루레이 오디오 CD가 포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블루레이 오디오 CD에 거는 기대가 컸지만 음반사는 이 포맷을 잘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40~60년 전에 녹음된 음반의 전곡집 재발매반에 서비스로 끼워주는 용도로만 사용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나마 찔끔찔끔 발매되는 블루레이 오디오 CD를 수집해 왔지만... 마스터 테이프는 수십 년간의 세월에 자력이 감퇴된 후라 마스터 테이프에서 복원시킨 고해상도 음원은 소리 면에서 현시대의 최신 고해상도 음원 대비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낡은 소스에서 복원한 블루레이 오디오 CD를 수집하는 것은 공들일 가치가 없다고 느끼게 되었고 모아두었던 블루레이 오디오 CD도 모두 정리해 버렸지요.
안드리스 넬슨즈가 지휘하는 베토벤 교향곡 전집은 2017년부터 2019년도에 걸쳐 녹음했고 녹음에는 빈 뮤지크 페라인 그로스 잘의 길고 풍부한 잔향이 담겨 있습니다. 음색은 도이치 그라모폰 녹음답게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이 소리는 빈필하모닉 특유의 낙관적인 풍취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뚝배기와 장맛과 요리사의 실력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졌을 때의 이질감 없는 완전한 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십 년 묵은 마스터 테이프에서 복원한 블루레이 오디오 CD은 고역이 날아가서 음색이 어느 정도 손상되었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좁아서 실연 같은 느낌과는 다릅니다. 과장을 심하게 하자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한 것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녹음은 기술의 제약으로 인한 연주의 제약 없이 피아니시모에서부터 포르테시모의 까지 폭넓은 다이내믹레인지를 담을 수 있네요. 음색 또한 손실 없이 잘 담겨있습니다. 재생장치만 감당할 수 있다면 실연의 느낌을 상당히 비슷하게 재현할 수 있어요.
인터넷 쇼핑몰에 기재된 음반 소개에는 BDA에는 고해상도 음원이 TrueHD로 수록이 되었다고 소개되고 있지만 실제로 재생시켜 보면 LPCM 24bit 96kHz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소개자료 작성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정말 제대로 만들어진 찐 블루레이 오디오 CD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가우면서도... 앞으로 이런 일이 자주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을 해보면서 다시 우울해졌습니다.


'공연, 연주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Lutoslawski Paganini Variations [4k UHD] (0) | 2023.04.25 |
---|---|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275주년 기념공연 실황 블루레이 (0) | 2023.04.25 |
2016 BBC 프롬스 아르헤리치와 바렌보임 (0) | 2023.04.24 |
베르비에 페스티벌 25주년 갈라 콘서트 공연실황 블루레이 타이틀 (0) | 2023.04.24 |
쇼스타코비치 바이얼린 협주곡 1번 레코딩 (0) | 2023.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