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5
블랙 위도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나타샤 로마노프가 아이언맨 2 (2010)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남자를 홀리거나 해킹으로 기밀을 빼내는 스파이라는 설정이었고, 어벤져스에서의 비중도 높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언맨의 수작에 호락호락하지 않은 기가 쎈 언니에 근접육탄전 능력이 뛰어나다는 인상을 남겨준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블랙 위도우는 이후 마블 유니버스 영화에 거듭하여 등장할수록 자기 몫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캡틴 아메리카 못지않게 믿음을 주는 캐릭터로 자리 잡게 됩니다.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2016)"에서 양쪽의 의견이 충돌하고 서로가 흩어질 위기에 빠져 있을 때 그는 양측의 중재에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거쳐온 과거의 이력 때문에 쉴드에서 믿을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벽을 느끼게 되지요.
이 영화는 시빌 워 직후 블랙 위도우가 쉴드의 포위망을 피해 도피하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블랙 위도우는 은신을 도와주는 협력자가 이전 은신처에서 가져온 짐 덕분에 습격을 받게 되고, 배후에 레드 룸 프로젝트를 이끌다가 사라진 드레이코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를 제거하려고 합니다.
구 소련의 살인병기 양성소를 운영해 온드레이코프는 워낙 철두철미하고 대단한 빌런인지라 블랙 위도우는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영화는 겉보기에는 눈을 사로잡는 엄청난 액션들로 꽉 채워져 있지만 영화는 나타샤 로마노프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서 빼앗긴 부분과 암살을 일삼던 시절의 죄책감이 바닥에 깔려있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14)"만큼이나 캐릭터의 심리를 잘 드러내 준 퀄리티 있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마블이 영화를 참 잘 만드네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독고다이로 자신의 한 몸을 던져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질을 드러냈다면, 블랙 위도우는 주변의 네트워크를 잘 사용해서 정보를 얻고 적의 빈틈을 찾아 해결 방안을 만들어가는 기질을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블랙 위도우 영화에서 틱틱거리는 콩가루 같은 가족 간의 어색한 관계도 영화를 이끌고 가는 원동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의 불완전하고 불편한 관계는 조마조마하면서도 보는 재미를 만들어주고 블랙 위도우의 숙적을 무찌르는 데도 큰 도움을 줍니다.
블랙 위도우는 이제 마블 영화에서 사라졌지만... 블랙 위도우 영화를 통해서 새로 선보인 엘레나(동생), 멜리나(엄마), 그리고 블랙 위도우가 드레이코프로부터 해방시킨 레드룸의 자매들과 태스크마스터가 다음 마블 영화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기대됩니다.
와칸다 왕실 직속 호위대 '도라 밀라제'에 준하는 수준의 위력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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