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7
국어국문학자, 대학교수, 문학평론가, 언론인, 저술가, 문화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지식인이자 할 말이 있을 때는 앞뒤 재지 않고 지독하게 표현했던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일제강점기의 교육에 젖어서인지 소영웅주의에 빠져서인지 몰라도 한국인에 대해 상당히 냉소적인 시각을 가졌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나온 저술을 보면 각성을 하여 바뀌셨습니다.
세월이 오래되어 읽었던 책의 내용은 다 잊어먹었네요. 그래도 그분이 하신 말씀 한 구절이 기억납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쯤엔가 어느 방송인이 대담 프로그램의 클로징 멘트로 한국의 미래가 어떨 것인지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이어령 박사는 한국은 문화강국이 될 거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일본이 문화력이 엄청나게 융성했던 때였고 우리나라는 어디에 내세울만한 게 변변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저는 그 말씀에 당최 납득이 가지 않았고요... 그래서 헛된 꿈 꾸는 소리 한다며 생각했던 게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난 후 이어령 박사의 그 예측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사람 얘기가 맞고 틀리는 건 시간을 두고 살펴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