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2
2분기에는 변경을 시도한 내용이 많고 광범위한지라 우선 케이블과 멀티탭과 관련한 부분만 따로 가려내 봤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 온 케이블의 세계와 다른 레벨의 세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높아지는 비용을 감당할 엄두를 내지 못해 주저해 왔습니다. 그런데 1분기에 디지털 오디오 소스 쪽에 드디어 솔루션을 찾아내고 안정시켜 오디오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게 되면서... 이제는 그동안 주저해 오던 그 케이블의 세계에 몰입해서 오디오 재생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어 졌습니다.
그 시작은 구형 오야이데 츠나미 파워코드를 오야이데 츠나미 파워코드 V2로 전면 교체하게 된 데서부터 입니다. 변경 이후 좋아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감당하기 어려워진 부분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시 구형 오야이데 츠나미 파워코드로 되돌아갈 수는 없겠더군요. 감당하지 못하게 된 원인은 오야이데 멀티탭과의 상성이 좋지 않은 것에 있었습니다.
오야이데 멀티탭을 데이지 체인으로 연결해서 체크해 보니 음색을 많이 변형시켰더군요. 아마도 그놈의 로듐 도금 inlet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습니다. 구형 츠나미 파워코드를 사용하던 시절에는 두 개의 제품이 각자 개성이 강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져 있었다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파워코드가 신형으로 되면서 균형이 무너지게 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멀티탭을 대체하기로 하고 그 대안으로 찾은 것이 트랜스페어런트 파워뱅크 6였습니다. 자신의 특성을 많이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아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투명한 특성을 가진 멀티탭을 나중에 도입한다고 해서 그전에 자리 잡은 케이블과 저절로 매칭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체 오디오 시스템이 기존 오디오 시스템의 상황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도록 어느 정도 개성이 있는 파워케이블로 균형을 잡아두려고 했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비용이 얼마가 들건간에 구체제에서 사용한 파워코드를 전부 들어내고 트랜스페어런트 파워뱅크 6을 채택한 취지와 어울리는 파워코드로 채워 보기로 했습니다.
새로 채용할 파워코드를 사용해서 오디오 시스템의 다이내믹스의 표현 폭을 유지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었으면 하고, 음색은 중립적이고 인위적인 부분이 없었으면 하고, 무게 중심이 잡혀있기를 원했습니다. 중고장터에서 파워코드를 조달해 봤습니다. 프리앰프용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던 제품은 테스트해 보니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브리카스티 M1 DAC, 브라이스턴 BDP-2에 적합한 파워코드부터 찾아 채워 넣을 수 있었고요, 파워앰프에 사용하는 파워코드는 파워앰프 구입 시 딸려온 번들선에 임시로 역할을 맡겼습니다. (Northwire SJT 12 AWG). 그다음에는 멀티탭까지의 인입선용으로 파워코드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프리앰프에 적합한 파워코드를 선정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멀티채널 쪽 오디오제품에 연결할 파워코드도 하나씩 둘씩 채워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정한 파워코드는 적어도 2개 이상의 다른 오디오 시스템에 물려서 청취해 가면서 특성을 파악했는데요. 제가 접한 제품들은 어느 용도로나 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벽체용에 사용하면 좋은 것, 프리앰프에 사용하면 좋은 것, DAC에서 능력을 잘 발휘하는 것, 등등, 다른 곳에서는 그다지 능력을 잘 발휘하지 못하지만 특정한 용도에서는 두드러지게 자신의 장기와 매력을 발휘하는 것 같았습니다.
원래는 디지털 케이블을 장만할 계획은 없었지만 케이블을 사고팔고를 반복하다 보니 겁 없이 충동적으로 손대게 되었네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S/PDIF 케이블을 장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HDMI 케이블의 경우에는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HDMI 케이블에서 이렇게 의미가 있는 개선을 가져올 수 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HDMI 연결로 클래식 음악도 제대로 감상하게 될 수 있게 되니까 믿기 어려웠습니다. 디지털 신호를 전송하는 케이블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을 절실하게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아날로그 신호를 전송하는 케이블도 덥석 손을 대게 되었데요, 어디에 두어도 손색없는 인터커넥트를 장만할 수 있었고, 멀티채널 오디오 쪽에도 수년간 발코니에 방치해 두었던 몬스터 스튜디오 프로 1000을 재기용(표현력을 저하시키는 케이블망은 제거)해서 수년간 풀리지 않던 부분도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멀티채널용 오디오 제품에 연결하던 파워코드들이 오야이데 멀티탭을 2번이나 거쳐왔었기에 제아무리 다른 수를 써봐도 멀티탭의 영향에서 벗어날 내야 벗어날 수가 없었기도 했거니와...)
2분기에 이렇게 많은 변경을 하고 목표의 상당 부분까지 달성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지출 규모는 엄청났지만 결과가 좋아서 만족합니다.
변경 전후 다이어그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