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오디오 시스템, 스트리밍 오디오 시스템/브라이스턴 BDP

브라이스턴 BDP-2에서 S/PDIF, AES/EBU, USB 출력 비교

raker 2023. 6. 11. 06:32

2016/01/01

제가 브라이스턴 BDP-2를 사용하고 있다 보니 브라이스턴 BDP-2를 사용하시거나 도입을 고려하시는 분들께서 브라이스턴 BDP-2의 AES/EBU 디지털 오디오 출력의 품질과 S/PDIF 디지털 오디오 출력의 품질을 비교해 달라고 문의하시곤 합니다. 저는 그때마다 AES/EBU는 이런 특성이 있고 S/PDIF는 이런 특성이 있다고 설명드린 후, 말미에 저는 S/PDIF 디지털 오디오 출력만 신뢰하고 사용한다고 의견을 밝히기를 잊지 않았습니다.

2015년 중반 이전에 판매된 브라이스턴 BDP-2에서는 이 결과는 상당히 확실했습니다. 그 당시 브라이스턴 BDP-2의 기본 사운드 장치는 줄리엣 사운드카드 였는데, 이 카드의 기본 출력은 S/PDIF였고, AES/EBU 디지털 오디오 출력은 S/PDIF 디지털 오디오 출력을 패시브 트랜스포머로 변환시켜서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었죠. AES/EBU 출력은 힘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 중반에 브라이스턴에서 브라이스턴 BDP-2에 줄리엣 사운드 카드를 대체하는 IAD (Integrated Audio Device)를 장착해서 출고했고, 기존 브라이스턴 BDP-2 사용자에게도 IAD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해 주었는데, 이 IAD 체제에서는 드디어 제대로 AES/EBU 디지털 오디오 출력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저는 이미 AES/EBU 디지털 케이블을 팔아먹어서 제 집에서는 IAD변경한 후 두 디지털 출력 사이의 오디오 품질을 비교할 수 없었고, GLV 시청실에 가서야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S/PDIF 디지털 케이블과 트랜스페어런트 레퍼런스 XL AES/EBU 디지털 케이블로 비교해서 두 출력 간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USB 출력과 맞비교는 해보지 못했네요.

줄리엣 사운드 카드를 사용하던 시절에도 USB 출력 품질에 실망해서 사용하지 않았고, IAD 장착 후에 S/PDIF와 AES/EBU 디지털 오디오 출력의 재생 품질이 현격히 높아졌으므로 굳이 USB 출력을 비교하지 않아도 어떤 것이 좋은지 결과는 분명해 보였지만... 한자리에서 확인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체스 오디오 시청실에서 브라이스턴 BDP-2의 USB 출력을 맞비교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오야이데 AR910 AES/EBU 디지털 케이블, 오야이데 FTVS-510에 텔레가르트너 BNC 단자로 터미네이션 한 S/PDIF 디지털 케이블, 오야이데 continental 5S USB 케이블을 사용했고 소스기기는 브라이스턴 BDP-2 (IAD장착)와 브리카스티 M1 DAC입니다.

동일한 곡을 AES/EBU, S/PDIF, USB로 연결해서 반복비교청취해 봤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먼저 눈밖에 난 것은 USB였습니다. 다른 출력에 비해 서, 너 단계 아래의 음질이 나왔습니다. 보컬이 소리가 매끄럽고 풍요롭게 편안하게 나와주지 못하고 각이 지고 탁탁 걸리듯이 들리는군요. 그런데 이 결과는 오야이데 continental 5S USB 케이블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여러 시스템과 여러 USB 케이블에서 반복적이고 일관되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브라이스턴 BDP-2에서 굳이 USB 출력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USB 케이블을 분리시켜 두시기 바랍니다. USB 케이블이 브라이스턴 BDP-2와 DAC 사이에 연결만 해두어도 S/PDIF와 AES/EBU의 음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입니다. 최상의 S/PDIF, AES/EBU 음질을 위해서는 USB 케이블을 빼두실 것을 권합니다.

다음은 브라이스턴 BDP-2 (IAD)의 AES/EBU와 S/PDIF 출력의 비교가 되겠는데요. 이것은 오디오 시스템의 상황과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결정이 되는 부분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예전에 질문에 답글로 달았던 부분을 약간 다듬어서 다시 사용해도 무방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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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S/EBU와 S/PDIF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S/PDIF가 포커스가 잘 맞고 힘이 예리하게 실리는 편이라면, AES/EBU는 상대적으로 fuzzy 하고 힘도 집중된다기보다는 에둘러서 풍요롭게 나오는 편입니다.
S/PDIF가 앞뒤거리는 잘 표현하는 편인데 양옆으로 벌어지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펼쳐지는 편이고요, AES/EBU는 앞뒤거리 표현은 별로인데 양 옆으로 벌어지는 것은 넓습니다.
비유하자면 S/PDIF가 발이 빠르고 위빙을 잘하고 잽과 스트레이트 그리고 훅과 어퍼컷을 섞어서 잘 구사하는 복서라면, AES/EBU는 발놀림이 무겁고 몸놀림이 느리고 정밀도가 떨어지는 훅에 의지하는 복서 같은 느낌입니다.

취향이나 음악에 따라 잘 맞는 타입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보컬에는 AES/EBU가 장점을 보이는 경우를 보았는데...
피아노 곡을 재생해 보면 AES/EBU는 음악의 정체를 드러내기보다는 AES/EBU 자신의 한계를 들통 낸 것 같았고, S/PDIF는 악기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고 음악을 드러나게 해 준다고 느꼈습니다. S/PDIF의 다이내믹스 표현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해야겠습니다.
그 밖에도 집이라는 공간에서 AES/EBU처럼 음상이 쓸데없이 거대하게 나타나는 현상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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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스피커가 잘못 세팅이 되어 있어서 벙벙 거리는 상태라면 AES/EBU 출력은 상태를 더 악화시키므로 삼가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