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홀리데이 [2006]

raker 2023. 3. 25. 08:08

2006/12/28

영화는 관객을 특정한 상황에 빠지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영화가 시작하면 관객들은 (웬만해서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는 보게 되며) 영화상에 설정된 상황을 받아들이거나 또는 반응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수감생활이 포함된 영화를 보기 싫어하는 편입니다.

아마도 지긋지긋했던 군대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지 않겠나 싶습니다.

군대의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정신도 썩 좋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아마도 그보다는 폭력과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조직적으로 유지되는 일그러지고 부조리한 내무반 생활에 환멸을 느껴서였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래서 그런지 초반에 감성적으로 영화상의 설정에 익숙해지는데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었지요.

그리고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해서 각색한 영화이다보니 인위적인 사건을 끼워놓고 인위적인 캐릭터를 설정한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배우 최민수의 비현실적인 인물해석과 오버액션은 영화를 좌초시킬 만큼 커다란 위험에 빠트린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건 영화지 실제 있었던 일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 상황으로 인해서 몰입하게 됐을때만큼 가슴이 아프다거나 여운이 남게 하지는 않게 했습니다.

어찌 보면 충격이 줄어들어 다행인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어쨌거나 전반적으로는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각색한 영화 실미도에 비해서 좋은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센세이셔널함을 줄이려고 노력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실미도만큼 멋대가리 없고 거칠지 않았습니다.

실미도에서는 만화가 연상될 만큼 단순하고 정형화된 몇몇의 캐릭터와 상황만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미숙함이 있었다면,

홀리데이는 호송차에서 탈주한 범인들의 각각의 캐릭터가 골 고르게 살아나도록 따뜻한 배려를 해주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들이 최후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비극적 결정에 공감이 가고 최후의 장면에서 지강헌이 세상을 향해 외치는 절규가 가슴 시리게 느껴지는 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최민수가 아닌 다른 사람이 출연했더라면 영화가 더 잘 살아났을것 같은데 그 점이 못내 아쉽습니다.

말도 되지 않는 보호감호법이 그토록 오랫동안 폐지되지 않고 있었다니... 직무유기한 담당자분들 반성들 하시기 바랍니다. 원성을 사서 아마 오래 사실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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