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괴물 [2006]

raker 2023. 3. 25. 08:06

2006/12/27
접근하는 방식이 전통적인 괴수영화와는 완전히 다르네요.
괴수가 주인공이 아니라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무능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주인공인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어 제목을 the Host라고 붙였나 봅니다.
이 제목만 보면 이 영화는 이 땅의 주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하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 그려진 정부의 활동은 무능하고 타락한 것만 아니라 주권도 포기한 것처럼 보여지는 머저리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능하고 힘없지만 이런 것을 참을수 없었던 희생자의 가족이 나머지 가족의 생명을 구하려고 어떻게든 날뛰는 것이 영화의 설정인 거지요.

비꼼이 심하게 그려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관람 기록을 경신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우리나라도 이제는 시각효과가 이정도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영화가 창조한 시각에 공감하는 점이 많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미적인 설정이 곳곳에 눈에 띄지만 미국을 직접적인 분노의 대상으로 그려놓지는 않았습니다.
영화를 제작한 사람들이 노렸던 주요 타겟은 국민을 희생시키면서 얼버무리고 덮어버리려고 하는, 그리고 외세에 기대려는 무능한 정부가 정신을 차리게 똥침을 놓으려 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마도 이런 삐딱함 때문에 반듯함을 좋아하는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지만... 지구촌 어느 쪽 구석엔 가에 이런 거침없고 발칙하고 활력 있는 영화에 대해서 기쁘게 손뼉 쳐주는 곳이 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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