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03
SATA 케이블은 실드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과 무관하게 커먼모드 노이즈와 전기장을 효과적으로 차폐시키고 디지털 신호를 완전하게 전달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디지털과 디지털로 데이터가 전송되는 시스템에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고 오디오로 연결된 시스템에서는 청감상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로 오디오를 재생해 보려고 노력한 사람이라면 그 참을 수 없는 저역의 상실과 부족한 디테일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수년 전 해외 정보에 밝은 사람들이 발견한 SATA 케이블을 원가의 수십 배로 구입(ㅠㅠ)해서 컴퓨터에 연결해 사용해 본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된 모델명은 Silverstone사의 CP01이었습니다) 그 당시 그 컴퓨터 오디오를 하면서 가지고 있던 고민의 일정 부분을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SATA케이블과 관련한 포스트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SATA 케이블도 소리를 다르게 만듭니다
리핑 서버 제성능 뽑아보기: 진동, SATA케이블, 그라운드
리핑서버 조금 더 개선시켰습니다
그러나 SATA 케이블에 대한 결론은 시스템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에게나 권하기 참 애매하다고 내렸었습니다.
GLV 리핑 서버에서 100% 능력 뽑아보기 요약
그 당시에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몰라도 지금 와서 그때는 잘 몰라서 한 말이라고 얘기하지 않게 되어서 참 다행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브라이스턴 BDP-2를 구입하고 내부에 2.5인치 하드디스크를 내장해서 사용하게 되었을 때 Silverstone사의 CP01의 본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리핑서버를 사용했을 때는 Silverstone CP01 SATA 케이블 덕을 봤지만 브라이스턴 BDP-2에 연결한 경우는 달랐습니다. 둔중하고 멍청한 소리가 났습니다. 전원이 안정되고 노이즈가 적게 발생하는 브라이스턴 BDP-2에서는 2~3천 원짜리 번들 SATA 케이블로도 하이엔드급 퀄리티의 소리를 내줬습니다.
오디오용으로 개발했다는 SATA 케이블은 자기장을 차폐하기 위해서 높은 투자율을 가진 물질(=약한 자성을 띄는 물질)로 케이블 위를 덮어 싸서 자기장 영향을 줄이고 진동컨트롤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투자율이 높은 물질은 높은 주파수 대역에 해당한 커먼모드 노이즈의 임피던스를 크게 증가시키게 되며 노이즈 전류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지게 됩니다) 청감상 효과는 고역을 억제시켜서 저역이 더 많은 것처럼 들리게 해 줍니다.
차폐를 무리하게 한 경우(차폐재 양을 늘리거나 두께를 늘린)에는 소리의 생동감도 많이 손해 보게 되지요. 그렇게 튜닝한 SATA 케이블의 효과를 시뮬레이션해 보고 싶으시다면 일반 SATA 케이블에 페라이트 링을 끼워 보시면 됩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차폐재로 튜닝한 SATA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를 피해가는 것이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차폐재로 튜닝된 SATA 케이블을 사용해 보는 시도를 이해가기 쉽게 비유하자면 휠얼라인먼트가 틀어져서 타이어 편마모가 발생하여 진동과 쏠림현상이 있는 차량을 가진 오너가 비정상적인 모양으로 튜닝한 타이어를 구입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비정상적인 모양을 가진 타이어가 안전상의 문제가 없고 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되어 사용자와 판매자가 윈윈 하는 관계라면 굳이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안전의 문제를 가져오거나 시스템을 손상시킨다든지 (머더보드의 SATA 소켓이 파손되거나, 운영시스템이 자주 다운된다거나, 부팅이 잘 안 되기도 한다거나, 하드디스크를 손상시킴) '제작자로서 좋은 제품이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것이 좋은 제품을 개발한 긍지로 여긴다'는 논리로 상식을 벗어난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면 너그러운 눈으로 봐줄 수는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