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오디오 CD5.3 CD플레이어 & i5.3인티그레이티드 앰프 (리뷰대여)
2009/02/09
심오디오는 1980년에 설립하여 고품질의 홈 엔터테인먼트 음악과 서라운드 시스템 관련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1990년대부터는 우수한 성능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심오디오 본사 홈 페이지에는 세계의 곳곳에서 나타난 경쟁제품들을 물리치며 각종 매체에서 뽑힌 심오디오의 제품 목록이 실려있다. 이 수상 목록은 한 화면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길다. 그런 결과를 가져오게 했던 것은 기적이 아니며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충족이 되었고 다른 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외양, 아이언 맨 같은 만듦새, 훌륭한 소리, 그러면서도 비싸지 않은 가격 등이 그런 요소라 할 수 있겠다. 타협하지 않는 소리를 재생하고 고장이 나지 않도록 신뢰성을 가져야 하나 가격은 상승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발 목표는 모순관계에 있다. 이런 모순은 기존의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진보된 기술로만 해결할 수 있다. 심오디오는 CNRC (Canadian National Research Council)와의 협력을 통해 획득한 여러 가지 고유기술을 제품에 적용해오고 있다.
심오디오의 제품은 최상급 Moon Evolution시리즈가 있고 그 아래에 Moon Classic시리즈가 자리한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MOON CD 5.3 CD 플레이어와 MOON i5.3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다. MOON CD 5.3은 호평받았던 MOON Eclipse CD 플레이어에서 사용된 향상된 기술을 사용하고, 최근에 출시된 Evolution 시리즈의 SuperNova 모델에 적용된 기술을 적용시켰다고 하니 실질적으로는 Eclipse CD플레이어를 대체하는 제품으로 볼 수 있겠다. Eclipse CD플레이어는 전원부 분리형에 탑로딩 방식 제품이었는데 MOON CD 5.3에서는 이것을 일체화시키고 트레이 개폐식으로 만들어 설치나 사용이 용이하게 만든 것으로 보시면 되겠다. 그리고 가격도 확실히 떨어뜨렸다. 트랜스포트 메커니즘은 Philips의 L1201-S로서 상급기 Evolution Super-Nova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한다. i5.3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신호경로 상에서 캐피시터를 사용하고 있지 않았으며 신호 경로를 짧게 하여 반응을 빠르게 하려고 꾀했다고 한다. 심오디오를 유명하게 만든 바 있는 르네상스 회로가 채용되었다고 한다.
Moon Classic시리즈의 제품은 동사의 다른 시리즈 제품에 비해 화려하고 개성미를 뽐내는 편이다. 검은색의 새시를 기본으로 하고 은색의 알루미늄 패널, 밝은 회색의 알루미늄 원기둥, 짙은 회색의 조작 버튼, 콘과 엠블럼은 금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큼지막한 빨간색의 LED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원이 들어오는 것을 알리는 푸른색 LED가 함께 빛나고 있다. 형상 면에서도 어느 한 곳 밋밋하게 처리된 느낌 없이 입체적이고 독창적인 외양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개성 넘치는 형상과 색을 이용하여 멋을 준 제품 외형에 마음이 드신 분이라면 이 제품을 랙에 설치하게 되었을 때 몸체의 일부가 랙에 의해 가려지는 것에 아쉬움이 생기게 될지도 모른다.
MOON CD5.3은 진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편이다. 제품을 설치할 때 어떤 식으로 받쳐두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봤다. 그러나 허무하게도 제품에 달려있는 콘 아래에 동전을 괴어놓는 것이 제일 나은 결과를 가져왔다. 다른 방법은 되려 역효과가 생겼다. 진동을 아이솔레이션 시키는 액세서리로 몸통 부분을 떠받쳐보면 소리의 꼬리가 잘린 듯이 급히 소리가 줄어들며 대역이 뭉쳐진 것처럼 들렸다. 콘 아래에 고무판을 대면 소리의 반응이 느려지고 둔하게 들린다. 그리고 콘 아래에는 진동을 아이솔레이션 시키는 액세서리가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이런 결과로 봤을 때 이 제품은 콘 아래에 무르지 않은 재료를 깔아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제품을 설계할 때부터 회로와 부품을 원뿔 다리로 지지시킨 몸통에 놓은 상태에서 최종 튜닝을 한 것 같다.
MOON CD5.3는 대역의 밸런스가 잘 잡힌 제품이다. 첫눈에 들어오게 화려한 소리로 유혹하지는 않지만 화려한 소리로 유혹하는 제품들이 가지기 어려워하는 음악의 구조와 심지를 표현하는 능력이 좋은 편이다. 그래서 음악이 휙 하고 스쳐 지나가는 식이 아니고 실체를 가진 몸체에서 나온다는 실재감을 느끼게 해주는 편이다. 해상력 부분은 칩메이커에서 제공해 주는 솔루션을 사용한 그 가격대의 일반형 CD플레이어들의 수준에서는 그다지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심오디오 MOON CD5.3은 MOON eclipse CD플레이어가 그랬듯이 묘기를 보여주어 현혹시키는 대신에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튜닝을 선택하여 소리에 신경 쓰이게 하지 않고 음악에 신경을 쓰게 해 주려고 꾀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오디오넷 ART V2 CD플레이어, 크렐 스탠다드 SACD플레이어 등과 유사성이 있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그 대신에 MOON i5.3 앰프는 좀 더 활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사용하는 레벨 퍼포마 F50 스피커에 연결한 경우에서는 약간 팽팽하게 힘이 들어가고 쨍쨍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소리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대담성과 추진력은 어떤 곡에는 좋게 들리지만 또 다른 곡에는 다르게 들리게 한다. 휴 마세켈라가 부른 'Stimela' (The Coal Train)은 이런 특성이 상승효과를 가져온 경우다. 목소리는 당당하고 건장하게 들리며 종교 지도자의 힘찬 목소리를 듣는 것 같은 종교적이고 영적인 분위기를 내준다. 전체적으로 좀 더 규모가 큰 오디오 시스템에서 나와주는 것처럼 후련하게 느끼게 해 줬다. 한편 BMK의 노래 '하루살이'를 들어보면 곡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음성이 시원시원하게 들리며 특정 대역이 좀 더 힘이 실려있다는 인상을 준다. 음악에 젖어 들어가게 하기보다는 하이라이트 된 소리가 일사불란하게 소리가 튀어나온다는 느낌이다. PA의 느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상태에서라면 MOON i5.3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소화할 수 있는 음악 장르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고 얘기할 상황이 되어 난감해져서 동료 필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이 앰프를 다뤄봤던 동료 필자의 조언에 의하면 스피커와의 상성이 잘 맞지 않은 경우에 그렇게 들릴 수도 있다고 한다. 그 필자가 사용했던 스피커와는 상성이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고 한다. 심오디오 MOON i5.3 앰프를 고려하시는 분은 스피커와의 매칭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알아보시는 것이 좋겠다. 그런 부분에서는 필자가 도움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으며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심오디오 제품을 취급하는 딜러에게 자문을 요청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심오디오 CD5.3과 i5.3은 서로에게 좋은 매칭을 제공하는 편이다. 다른 제품과의 조합에서보다 더 매력적인 결과가 나와준다. 스피커의 선정을 잘하는 것이 이 시스템을 사용할 때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심오디오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오디오 설계에 대한 기술을 연마하고 개선을 해오고 있다. 이 제품을 통해서도 그런 흔적과 의도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 심오디오의 성실하고 꾸준한 시도가 해외 오디오 애호가들로부터 인정받았듯이 언젠가는 국내 오디오 애호가들께서도 심오디오의 성실함과 실력에 공감하고 지지를 해주시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