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플랜드 CTA305 프리앰프 CTA520 파워 앰프 (리뷰대여)
2005/01/22
예전에 정리해 놓고 써먹지 못한 것인데 군더더기를 추려내고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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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코플랜드 제품은 진공관과 트랜지스터를 혼용하여 중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넉넉한 외관과 소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CTA305 프리앰프와 CTA520 파워 앰프는 생김새나 소리면에서 예전의 코플랜드 제품과 완전히 달라진 면모를 보인다.
프리 앰프의 상판 위쪽을 통해서 내부에 가지런히 뉘어져 있는 네 개의 진공관을 볼 수 있다. 볼륨 노브의 조작감은 훌륭하다.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면 인풋 셀렉터는 이전의 인풋을 기억하지 못하고 디폴트 값으로 튜너를 지정하게 되어 있다. 검은 바탕의 디스플레이에는 빨간색으로 빛나는 인풋 소스의 명칭이 나타나지만 시청 위치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편이다.

전면 알루미늄 새시의 세로 높이는 7.5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 슬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골드문트가 연상될 것 같은 날렵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골드문트 제품처럼 무게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높이는 낮은 대신 제품의 깊이는 뒤로 깊숙하게 들어갔으며 부피에 비해서는 무게가 제법 묵직하다.
제품의 소리 성향은 외관에서 느껴지는 것과 유사성이 있다. 군더더기 없이 호리호리하고 선명하고 재빠르다. 골드문트나 스텔라복스를 연상케 하는 직설적이고 투명한 재생특성을 가진다. 콧소리 같은 의도적인 착색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성악곡을 들어보면 중역에 과장됨이 없는 충실한 재생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중역대에 과장이 생기는 경우에는 남성 성악가의 소리가 딱딱해지고 공격적이고 부자연스럽게 되며 그보다 좀 더 높은 대역에서 과장이 생기게 되면 여성 성악가의 소리에서 치찰음이나 호흡소리가 강조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지만 코플랜드의 소리에는 그런 흔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그로 인해서 오랜 시간 청취하더라도 어색하다거나 인공적인 소리라고 느낄 수 없게 한다.
그렇지만 코플랜드 파워앰프는 상대하기 힘든 스피커를 만나게 되면 저역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서 음악에 충분히 무게가 실리지 않게 된다. 그 영향으로 소리는 다소간 가벼운 쪽으로 옮겨가게 되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제품의 뛰어난 중역에서의 자연스러움과 투명함으로 인해서 베일이 드리워지지 않은 선명한 소리를 들려주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소리를 내주므로 음악 감상을 하는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