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OTT 콘텐츠 감상

007 퀀텀 오브 솔러스 [2008]

raker 2023. 3. 26. 10:01

2008/12/31

이 영화는 전편 카지노 로열과 페어로 되어 있군요. 그래서 전편을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카지노 로열에서는 007로 승격된 직후의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치중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악당이 처음부터 드러난 것에 비하면 악행의 강도는 별로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스타일로 창조해 낸 제임스 본드에는 호감이 갔지만 첩보물로는 약간 심심하다는 느낌을 주었었죠.

그런데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미지의 상대를 찾아 끝이 있는지도 알 수 없고 그렇다고 그만 주저앉을 수도 없는 격정적인 추적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액션도 아주 격하고 화면전개도 숨 가쁘게 전개됩니다. 악당의 대상이 명확하지 않고 추적을 통해 깊이 캐 나가다 보면 그 끝의 일부는 우리 편과도 닫아있기도 하면서 대상에 혼동이 생깁니다. 게다가 제임스 본드의 입지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위협을 받게 되어서 시청자가 영화 끝까지 계속해서 긴장감을 가지고 볼 수 있게 합니다.

일반적인 임무였다면 제임스 본드가 중반에 막다른 골목을 만나게 되면서 임무를 포기했었을 테지만 그렇지 않고 끝까지 추진하게 하는 것은 제임스 본드의 사심에 의한 모티브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이끄는 강렬한 힘은 바로 제임스 본드의 개인사와 캐릭터에 인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결정이 미치광이처럼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은 감정에 공감하게 되고 그의 결정에 설복하게 되어서입니다.

영화의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임스 본드와 본드걸이 가진 각각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고 잘 형성시킨 점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카지노 로열과 퀀텀 오브 솔루스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의 모습은 우리가 익숙했던 제임스 본스의 느낌과는 많이 다릅니다. 행동은 강인하지만 마음은 부숴지기 쉬운 모습을 드리우게 해서 왠지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지요.

그러나 장군에게 가족의 복수를 하려고 하는 여주인공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듯이 사심에 차서 복수를 하는 것으로는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끝났지만 제임스 본드의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가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카지노 로열과 퀀텀 오브 솔러스는 기존 007영화와는 다른 감성으로 만들어졌지만 제게는 보기 드문 좋은 영화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