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카 오디오를 듣고 보고
2005/03/21
고등학교 때 친구가 EF소나타를 끌고 와서 물량투입이 된 카오디오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4옴에서 1000와트 출력을 내주는 클래스 A 앰프 2벌, 멀티앰핑을 위한 네트워크, 전원평활장치, 오디오 테크놀로지의 12인치 우퍼와 6인치쯤 되어 보이는 중역담당 유닛 (오디오 테크놀로지의 6인치 유닛은 절정의 우퍼 중 하나로 알려져 있고 베리티 오디오라는 고가의 스피커를 출시하고 있는 회사에서 사용 중인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스캔스픽 9900 등등...
케이블은 고딕 터미네이션은 WBT 0144, 0101 단자를 사용했습니다.
컨트롤 유닛은 사용 중이던 매킨토시가 고장이어서 인스톨러가 빌려줬다는 알파라인이던가?? (그래도 300만 원대라고 하더군요)로 무장되어 있었습니다.
수납은 국내 정상급의 인스톨러의 솜씨를 쉽사리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저역은 의례 카오디오답지 않게 신중하게 잘 제어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이런 것은 저역이 있고 없고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곡이더군요.
그런데 성악곡을 틀어봐도 그렇고 록그룹의 곡을 틀어봐도 그렇고 소스기기의 한계로 짐작되는 경질의 소리를 피하기 힘들더군요.
카 오디오는 크기가 제한되어서인지 홈 오디오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받은 인상으로는 카 오디오의 재미는
(1) 큰 소리는 마음껏 들을 수 있다 : 그러나 기름이 많이 소모되더군요. 5만 원어치 넣었는데 이틀 만에 떨어졌다네요.
(2) 인스톨러와 어떤 식으로 교체를 해볼까 고민하고 상담하고 바꿔나가는 재미
(3) 다른 동호인들에게 이게 얼마 짜리고 어떤 부품이고 얼마나 고생하고 고민해서 설치했다는 둥 너스레를 떠는 재미
그러나 그만한 에너지를 쏟아부은 소리는 퀄리티상으로는 너무나 허무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작과도 비슷한 세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부문 다 무지무지하게 비싼 부품을 갖다 놓고도 어색한 소리를 만들어 버리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음... 왕년에 음대 다닌 친구도 이렇게 되어 버렸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