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어쿠스틱 트리트먼트

거실의 룸 트리트먼트 컨트롤 (~2013)

raker 2023. 5. 7. 10:53

2013/09/24

방에 있던 오디오가 거실로 나온 지 5년이 되었습니다. 룸 트리트먼트를 시도해 본 결과를 공유해 봅니다.

제가 사는 집 평면도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전주인이 발코니확장을 하는 과정에서 b부위처럼 튀어나온 면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1기
거실로 오디오를 끌고 나온 2008년도 셋업이네요. f위치에 RPG 어퓨저를 두었습니다. 머리 뒤쪽에서 생기는 comb filtering를 방지하고 flutter echo를 방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RPG 어퓨저는 흡음대역이 특정부위에 쏠려있어서 자칫하면 룸 어쿠스틱의 대역밸런스를 심하게 변형시킬 소지가 있습니다.

2기 (야마하 조음패널 적용)
야마하 조음패널 도입 직후 c위치에 세워두었었는데 이 상태에서는 소리가 순해지며 스테이지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무향실에서 스피커 소리를 듣는 것처럼 스피커에서만 소리가 들리네요. 악기 연습실이었다면 야마하 조음패널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흡음능력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룸 어쿠스틱의 대역밸런스를 망가뜨리지는 않지만 흡음을 잘 시키니까요. 하지만 오디오 룸에서 남용하면 무향실 사운드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할 위치는 사용자 머리 기준 3시에서 9시 방향 사이의 공간으로 제한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청취할 때 야마하 조음패널이 시야에 보인다면 룸 어쿠스틱 트리트먼트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결국 야마하 조음패널은 RPG 어퓨저를 밀어버리고 f위치에 두기로 했습니다. 둘 다 두기에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서요. 공간을 두고 벌인 제로섬게임에서 야마하 조음패널이 승리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대역 발란스를 망가트리지 않으면서도 comb filtering이 생기지 않게 하고 flutter echo도 생기지 않게 하는 데다가 정재파를 줄일 수 있으니까요.

3기 (eighth nerve the wall 적용)
스피커 그릴에서 뒷벽까지는 1.1 m 정도의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는데 스테이지가 형성이 되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동료필자분들은 장식장이 없으면 스테이지 형성이 좋아질 거라는 얘기를 해줬는데 장식장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반복해서 청원하다 보면 들어줄 만 하지만 집사람은 혼수라며 번번이 단칼에 퇴짜를 놓네요. 그런데 c위치에 있는 24인치 LCD 모니터를 치운 후 the wall을 두니 사운드스테이지의 뒷길이가 재생되어서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놀랐습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LCD 모니터를 세워두고 그 앞에 the wall을 두면 깊이감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맨벽에 the wall을 두면 입체적인 공간이 생성되는데 비해 모니터로 인해 the wall이 40cm 앞으로 튀어나오면 사이코어코스틱으로 만들어지는 공간이 생겨나지 않네요. 아마도 그 사이 어디엔가 공간을 형성하게 하는 사이코어쿠스틱 문지방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직접음과 반사음의 시간 차이에 의해서 입체감을 분간해 내므로 반사음의 시간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일정 공간의 스피커와 뒷벽의 공간을 확보해야 입체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향후 TV를 구입하게 된다면 반드시 벽걸이 TV를 장만하려 하며, 벽걸이 TV 위에 the wall을 걸었다 떼었다 하면서 AV와 하이파이를 겸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4기 (eighth nerve triangle III 적용 part1)
b코너에 아무런 룸 트리트먼트를 하지 않았을 때에 비하면 b코너에 트라이앵글 III를 설치하면 깜짝 놀라 눈이 동그래질 정도로 이미징이 향상되고 어수선한 느낌도 줄어들어 소리의 선도도 높아집니다.
g코너에 트라이앵글 III를 설치한 결과는 b코너에 설치했을 때만큼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b+g 코너에 적용한 결과는 b코너에만 트라이앵글을 설치한 것에 비해서 훨씬 좋은 상승효과가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5기 (eighth nerve triangle III 적용 part2)
트라이앵글 III를 추가로 a와 e부위에 설치했습니다.
달아보기 전에는 추가설치에 효과가 있을지 그다지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스피커와 옆벽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early reflection도 없는 상태이고 통유리창에 의한 반사는 커튼으로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해서 음향적으로 옆벽에 의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적용해 보면 결과는 예상과 아주 달랐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스테이지가 생성이 됩니다. (물론 제대로 하려면 커튼을 닫아주어야 좌우 밸런스가 맞게 됩니다만)
지금까지 뭘 듣고 좋아하고 있었냐고 할 만한 경험입니다. 스테이지만 잘 생기는 것이 아니라 소리가 날아가지 않고(?) 머물러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희망사항 (eighth nerve triangle III 적용 part3)
d 위치에도 트라이앵글 III를 설치해 두면 집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레벨의 스테이지가 생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 봅니다.
다만 요 자리에 달면 옆에서 볼 때 거뭇한 흡음재가 보이게 될 테고 집사람이 태클 들어올 것 같아 약간 두렵습니다.
태클을 피하기 위해서는 흡음재가 보이지 않도록 가리는 부분 가벽을 멋있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P.S.
Eighth nerve Rectangle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집사람이 거부감을 가져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