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주 감상

2019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 슈베르트 교향곡 8번,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raker 2023. 4. 25. 19:47

2020/10/25

2019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Gross Festspielhaus에서 열린 공연 실황 블루레이 타이틀이 발매되었습니다.

내면으로 침잠해 가는 교향곡인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과 호방함을 생명으로 하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이 양 극단의 곡을 같은 날 공연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의도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앙코르 곡으로는 슈베르트 론도 연탄곡이라니... 여기서 방향성은 알 것 같은데... 그렇지만 의도는 여전히 알기 어렵네요.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은 슈베르트스럽게 표현한 것 같기보다는 바그너 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트리스탄의 노래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연미복에 갓쓴 것처럼 이질적인 것을 뒤섞었을 때 느껴지는 묘한 느낌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다음 프로그램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퍼포먼스가 아직도 싱싱한 것에 경의를 표해야 할 것 같습니다. 
78세의 아르헤리치가 여전히 50여 년 전 샤를르 뒤트아와 같이 협연했을 때와 비등비등한 연주력을 가지고 있다니... 그게 가능하군요!
개인적으로는 배배 꼬인 늙은이처럼 이상하게 해석한 바렌보임의 지휘에 마음이 들지 않아서 그 점은 약간 아쉬움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연주 단체도 까탈스러운 지휘자 의도에 맞춰주느라 힘들어서 번아웃 된 것 같아서 피아니스트와 시너지까지 바라기는 무리인 것 같고요.

안토니오 파파노 같은 한 세대 젊은 지휘자와 같이 했더라면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고 연주 결과도 엄청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워낙 정력적으로 활동하시는 바쁜 분들이라 서로 스케줄을 맞추기 어렵겠지만요...
예전 세대의 지휘자 중에는 주빈 메타 옹이 협주곡 쪽에 강자이신 것 같습니다. 하이팅크 옹의 능력치도 정말 엄청나셨는데 작년에 은퇴하신지라 앞으로 그럴 기회는 없겠네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공연실황을 담은 타이틀 중에서는 음질이 양호한 편인 것 같습니다. 화질은 예전부터 좋은 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