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길트버그 라흐마니노프 레코딩
2016/06/25
보리스 길트버그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과 악흥의 순간 리코딩이 그라모폰의 이달의 리코딩으로 선정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차일피일 구입을 망설였었는데요... 공연을 보고 나서 더 이상 망설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prestoclassical.co.uk에서 24bit 96kHz 마스터 음원 구입)
보리스 길트버그의 호흡으로 재구성한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과 악흥의 순간에서도 스타게이트가 열린 것 같습니다. 음 사이에는 서로의 인력이 있어 질서가 잡혀져 있지만 획일적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철새 떼가 하늘에서 군무를 하는 것처럼 날듯이 음 사이에 유기적인 흐름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듬을 미세하게 잡아당기고 늘려서 사용하고 있어 표현의 폭이 엄청나게 신장된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건 지나치게 신중하다던지 어둡다던지 작위적이라던지 강박적인 부분을 떠올릴 수 없습니다. 예측은 할 수 없지만 그래서 기괴하다거나 공포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획일적인 것에서 벗어났을 때 생기는 신선함과 자연의 생명력이 깃들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리스 길트버그의 연주를 들으면 어디로 향하게 될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기분 좋은 기대감을 가지고 여행지를 찾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해 주네요.
보리스 길트버그는 환상곡풍의 곡이나 연습곡 종류의 곡을 표현하는 데는 신묘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연주가인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의 독특한 연주 스타일은 불명확함 속에 살아야 하는 21세기 사람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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