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채널 시스템의 사운드 체크 레퍼런스
2015/11/08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서라운드 프로세서를 통한 소리 재생이 어떻게 나와주는지 체크하기 위해서 저는 영상이 없는 리코딩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바이올린 소나타나 피아노곡 같은 기악곡과 성악곡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오디오 하시는 분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보다 더 제대로 소리 나게 만들어 주는 게 어렵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공든 탑이 무너지고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는 게 오디오라서... 어쨌거나 그런 위협 요소를 요리조리 잘 피해서 기존보다 소리를 잘 낼 수 있게 되었다 하는 자신이 들었을 때 틀어보는 마스터 레퍼런스라 할 만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이번에 소개하는 리코딩입니다.
파바로티의 성악이 담겨있는 블루레이 오디오 타이틀인데요. (24bit/96kHz 마스터 음원 수록) 나비부인 오페라 전곡이나 투란도트 오페라 전곡도 블루레이 오디오 타이틀로 발매되었긴 하지만 이들 중에서 시금석 같은 레퍼런스 트랙은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레퍼런스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오페라 전곡 블루레이 오디오 타이틀입니다.
재생할 곡은 설명하지 않아도 뻔히 짐작하실만한 ' Una Furtiva lagrima (남몰래 흘리는 눈물)'입니다.
파바로티의 소리가 오디오로 재생하기 까다로운 데다가 애타는 청년의 마음이 묘사되어 있어서 오디오로 제대로 그 느낌을 재생하기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 곡을 재생하면 오디오 시스템의 밑천이 낱낱이 까발려지기 십상입니다. 수십 년간 제품을 만들어온 회사의 케이블과 오디오 액세서리들이 이 곡 앞에서 여지없이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소리의 위와 아래가 이질감이 나게 만드는 것, 소리가 가늘어지고 힘이 없게 들리는 것, 소리가 너무 굵어지는 것, 디테일이 부족한 것, 답답해지게 하는 것, 냉담하고 밋밋하고 드라이한 느낌을 내는 것, 애달픈 느낌을 묘사하지 못하고 호방하게 그냥 불러 젖히는 것, 고릴라가 노래 부르는 것처럼 시끄럽게만 느껴지는 하는 것, 긴장감이 있게 들리는 것, 별다른 개선 효과를 느끼기 어려운 것, 음악의 흐름이 잘 표현되는 것, 프레이즈를 숨죽이고 듣게 만들어 주는 것, 제대로 노래를 불러주는 것 등등.
이 곡을 제대로 들리게 하는 난이도는 최상위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하면 기악곡을 재생하는 난이도는 낮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여자 성악가의 소리 재생은 관용도가 상당히 넓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지난 1년간 멀티채널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를 저해하는 장애물을 제대로 파악했고, 성공적으로 교체하여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되어서... 1년 전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 레퍼런스 곡을 제대로 재생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냉담한 느낌이 많이 없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도 약간은 긴장감이 있는 소리처럼 들리고 있어요. 향후에는 조금 더 여유로움과 여운이 표현될 수 있도록 이끌어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됩니다. 계속 노력해 나가면 1년 후에는 지금보다 좀 더 나아지지 않겠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