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매니아

2012/04/30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다큐멘터리였는데 이번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할인률이 높아서 2~3개만 구입하면 오디오쇼 입장료 뽑고도 남는 것 같습니다. 저는 2 종류 구입해서 12000원 세이브했어요)
아울로스 미디어가 아니었다면 한국에 출시되지 않았었을지도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슈테판 크누퍼라는 피아노 조율사가 피아니스트의 까다로운 주문을 받아 완벽한 소리와 음향을 조정해 가는 과정을 담은 것인데요... 여러 피아니스트들이 나오고 각기 음에 대한 감수성이 남다르지만 이 영상에서는 프랑스 피아니스트인 피에르-로랑 에마르가 자주 등장합니다. 바흐의 푸가의 기법을 리코딩하는데 크누퍼가 튜닝한 피아노를 사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에요.
에마르는 곡에 따라 피아노에서 오르간, 쳄발로, 체임버, 코랄의 느낌이 나와주기를 요구합니다. 원곡이 그러다 보니 그렇게 요청한 것이겠지만 그게 가능이나 한 소리일까요?
크누퍼가 갖은 방법으로 튜닝을 해서 내놓으면 에마르는 톤이 숨을 쉬고 있지 않아... 등 어려운 주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피곤하고 난감한 상황이죠... 그런데 크누퍼는 피아니스트들의 까탈스러움을 피곤하게 여기지 않고 그들이 음에 대한 특별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며 그런 주문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느라 최선을 다합니다. 밤에도 악몽을 꿀 정도로 몰두해 있지요.
나중에 에마르로부터 그동안 꿈으로 그려왔던 피아노 소리에 도달하게 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는 크누퍼는 오히려 낙담을 합니다. 더 이상 좋아질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하게 되었다는 것이 가슴을 아프게 한 모양입니다.
에마르가 꿈에 그려왔던 피아노 소리는 어떤 걸까 궁금해하여 CD를 주문해 봅니다.
실연에서는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없겠군요. 리코딩이니까 중간중간에 조율로 소리를 바꿔갈 수 있는 것이겠네요.

PS.
이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에는 몰랐는데요... 피아노의 소리는 피아니스트의 손가락 터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해머의 펠트 상태에 의해서 결정된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