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주 감상
벨리니 오페라 '청교도' 어째 순정만화 같은데...
raker
2023. 4. 15. 10:20
2008/09/18
벨리니 오페라 청교도는 플롯이 아주 단순하고 관점도 아주 평이합니다.
인물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있다거나 갈등을 통해서 이중성이 드러나는 일도 없습니다.
오직 끊임없이 이어지는 벨칸토 노래로 치장되어 있습니다.
벨리니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지 몰라도 남주인공 테너에는 초고역을 할당해서 아주 부담이 많이 간다고 하네요.
열여섯 살 여주인공 엘비라는 내심 사랑하는 연인과 결혼을 하게 되어서 기뻐했는데, 결혼식 날 연인은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신부를 남겨두고 도피를 하게 됩니다. 충격을 받은 여주인공은 정신이 오락가락하게 됩니다. 유명한 '광란의 아리아'가 이때 나타납니다. 다른 배역은 모두 여주인공을 안쓰럽게 여깁니다.
엘비라는 바그너 탄호이저에 나오는 여주인공 엘자가 연상될 만큼 감성의 극치로 바이어스 된 배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스토리 전개는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여타의 오페라와는 길이 다른 것 같고요 한마디로 순정만화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노래나 신나게 듣다가 오면 되는 거겠죠.
성악가들의 인터뷰를 보면 노래하느라 바빠서 연기를 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