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달작지근했던 DUETTO 공연 실황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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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7
스리 테너 이후의 시대에 활약할 새로운 테너로 주목받고 있는 여러 명 중에 하나로 꼽히는 리치트라의 공연 실황입니다.
같이 공연한 알바레즈라는 테너는 잘 모르던 사람이네요.
공연 레퍼토리는 대부분이 크로스오버 작품이고 정통 오페라 아리아는 맛보기로 살짝 한두 곡 씩 부른 정도입니다.
두 사람 모두 소리가 달콤하고 로맨틱합니다.
리치트라는 보기 드문 화려한 목소리를 가졌고요 파바로티의 음색이 살짝 연상됩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내지르는 파워가 약합니다. 조심스럽고 약합니다.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부르는 걸 보면 자유자재로 소리를 제어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전반적인 인상은 아직 학생 같은 모습이랄까 그렇지 않으면 마마보이 같은 나약한 인상을 줍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정통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요구하는 과감 무쌍하고 박력 있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좀 어려워 보입니다.
리치트라를 한 줄로 설명하자면 안드리아 보첼리와 비슷한 스타일이되 소리는 조금 더 화사한 테너가 아닐까 싶습니다.
알바레즈는 상대적으로 더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만드는 능력을 가진 것 같았는데 상대방을 눌러버리려 하지 않는 배려랄까 공연의 콘셉트라는 것을 감안해서 무리하게 나서지 않으려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이 공연은 크로스 오버품의 곡을 살살 조심스럽게 부른 데다가 오케스트라의 서포트도 그렇고 음향 특성까지 더해서 이 공연은 아이스크림 위에 쵸코 시럽을 듬뿍 두른 것처럼 단맛이 너무 강하다는 인상을 주었죠. 열정적인 공연에서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공연을 보고 나니 벨칸토 오페라나 베리스모 오페라가 얼마나 열정적이고 과격한지,
그리고 그 안에서 테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정상의 테너들이 가진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재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클래시컬 음악 중에 한국사람들의 코드에 가장 부합하는 장르가 오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