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무서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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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6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착하지만 어리바리하고 어리숙한 청년입니다. 여건이 변변치 못해 결혼은 꿈도 못 꾸고 있는 그에게 언감생심 꿈꾸기 힘든 제안이 왔습니다. 하지만 그 일에는 그만 눈치채지 못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네요.
이 영화를 보면 전래동화가 연상됩니다.
옛날 옛날에 어수룩한 총각과 사나빠진 어머니가 살고 있었지. 그 총각은 가난해서 장가를 갈 수 없었어. 그러던 어느 날 그 총각은 달밤에 다리 위에서 떨어지려고 하는 처자를 보고 말리게 되었어. 그러고 나서 총각은 필름이 끊어지도록 같이 술을 마셨어. 어쩌고 저쩌고 해서 임신한 상태에서 결혼하게 되었대... 그런데 신부는 신랑에게 임신 중에는 저를 안아서는 안 돼요라고 했대...
영화 군데 군데 익살스러운 부분을 마련했습니다.
웃음이 나오기는 했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주변 에피소드가 조잡하고 어수선하여 일관성을 방해하는 것 같고, 주인공의 감정선도 연결이 되지 않고 들쑥날쑥하는 것 같아 보습니다. 게다가 막판 장면을 이상하게 설정해서 플롯의 심각한 오류를 냈고요.
이런 어색한 것들은 투자자들이 헤집어둔 흔적이 보이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옛날에는 이런 남자배역을 보면 "쪼다 같은 자식 남자망신 다 시키네" 이랬겠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안타까운 입장에 놓인 남자들이 많아지게 될 것이 예견되어 씁쓸함을 느끼게도 됩니다.
비위가 강해져서 비루한 대접을 감내하고 줏대와 자존심을 접어둬야 하는 힘없는 미래의 남성들, 부디 힘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