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ker 2023. 6. 6. 09:42

2020/12/26

멜코 S-100 네트워크 스위치에 헝그리 Hz DC필터를 장착해서 사용하던 중 콘덴서를 좀 더 고급 사양의 V-Cap (CuTF 0.22uF 300V)으로 교체하는 프로그램이 생겨서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V-Cap 콘덴서 에이징에 400~500시간이 걸린다니 완전한 소리가 나오려면 한 달 가량 걸리겠지만 일단 수령한 첫날의 첫인상 위주로 특성을 적어봅니다.

헝그리 Hz DC필터에 달려있던 블랙캡 골드 콘덴서와 이번에 교체한 V-Cap 콘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블랙캡 골드 콘덴서가 차가운 촉감 같은 것이 감지된다면 V-Cap 콘덴서에는 그런 차가운 촉감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 차가운 촉감의 차이란 게 미세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블랙캡 골드 콘덴서에서 감지되는 차가운 촉감을 비유하자면 아이스크림을 떠먹을 때 금속 스푼의 차가움이 먼저 혀에 닿았을 때의 시림 같은 것입니다. 아이스크림 자체보다 좀 더 차갑게 시리도록 느껴지게 하는 온도감을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V-Cap 콘덴서를 사용했을 때는 그런 금속 스푼이 사라져서 시린 느낌은 사라지고 아이스크림이 혀에 닿아 녹아들어 가면서 아이스크림 본연의 보드라운 촉감과 맛을 느낌을 즐기게 해 줄 수 있게 해 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블랙캡 골드 콘덴서를 사용했을 때는 경계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편인데, V-Cap 콘덴서를 사용했을 때는 경계가 그라데이션이 된 현상으로 표현되는 편입니다.
촛불의 모습에 비유하자면 V-Cap 콘덴서에서는 촛불을 겉불꽃 속불꽃 불꽃심 그리고 불꽃과 공기의 주변을 세심하게 표현합니다.

블랙캡 골드 콘덴서를 사용했을 때는 그보다는 간단명료하게 표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V-Cap 콘덴서로 교체한 효과는 제가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에서 기대하고 있는 재생능력과 경향에 좀 더 잘 부합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제가 만약 멜코 S-100 네트워크 스위치와 Hz DC필터를 구입할 당시에 이런 콘덴서 차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면 저는 V-Cap을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 고맙네요.